*"중국호황" 투자자 다시몰려 수요 부족탓 한국의 모은행 조사역으
로 홍콩에 나와있는 이모씨(41)는 요즘 이사문제로 골치를 앓고있다.
오는 10월 귀국할 예정이나 지금 사는 아파트의 전세 계약은 6월로
끝나기 때문이다. 문제는 전세값. 이씨는 2년전 현재의 34평짜리
아파트를 월세 2백70만원에 계약했다. 그러나 집주인은 그동안의 아
파트값 인상을 들어 최소한 3백80만원은 받아야 재계약을 하겠다고 버
티고 있다. 그는 조만간 이사할 준비를 하고있다. 본사에 이런 사정을
얘기해봐야 납득하지 못할 것이란 생각 때문이다. "홍콩의 다른 은행
이나 상사 주재원들도 모두 이사해야겠다는 얘기들"이란게 그의 설명이다
.홍콩의 아파트값은 가위 살인적이다. 한국사람들이 많이 몰려사는 타이
쿠싱의 경우만해도 아파트값은 지난 93년 한해동안 33%가 뛰었다.
이 지역의 25평 아파트는 최소한 6억5천만원이고 34평은 8억3천만
원을 호가한다. 서울의 3배가 훨씬 넘는 값이다. 월세가 비싼 것은
당연하다. 사무실의 월세는 더욱 비싸다. 몫이 좋은 센트럴 지역 익
스체인지 스퀘어 빌딩의 경우, 올해말까지 월세가 평당 42만~63만원
까지 오르는 등 아파트값도 일본의 동경과 맞먹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있다. 부동산값이 이처럼 기형적으로 치솟는 배경은 두가지. 공
급의 절대부족이다. 이곳 부동산은 지난 89년 천안문 사태직후 이민붐
으로 완전 폭락했었다. 그러나 최근 중국의 경제호황을 타고 해외로 도
피했던 홍콩인들과 외국기업들이 되돌아오면서 현지 부동산 값이 천정부지
로 치솟고 있는 것. 정부는 해안매립과 재개발로 아파트와 오피스 빌딩
수요를 따라가려 하고 있으나 물론 역부족이다. 두번째 이유는 은행
들의 주택구입 담보 대출제한. 지난해 초까지도 은행들은 아파트 구입자
들에게 구입가격의 80%까지 대출을 허용했으나 지난해 중반 은행의 대
출 상한선이 구입 가격의 60%선으로 낮아지면서 집없는 홍콩인들이 아
파트 구입을 포기하고 월세를 택했다. 이에따라 집주인들도 매매보다 월
세를 더받는 쪽으로 기울었고 그 와중에 세입자 보호를 위한 월세인상
상한선 30%도 어느새 흐지부지됐다. 그러나 부동산 가격을 올리는
주범은 이들 요인보다 영국의 식민지 정책이란 지적이다. 부동산과표를
올려야만 재산세, 취득세 등 세수를 손쉽게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통에 죽어나는 쪽은 집없는 홍콩 주민들과 외국인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