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방송사는 사실상 독과점업체다. 채널이 한정되어 있는 이상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럼에도 이 독과점업체를 감독하는 자가 없다. 사
람들은 바보상자라고 하면서도 TV에서 나온 것이면 대부분 그것의 진실
성과 도덕성, 그리고 가치를 의심하지 않는다. 그래서 드라마나 쇼에서
보여준 것들은 의상에서부터 말씀씀이에 이르기까지 어느결에 유행이 되
기도 하고, 그것이 아무리 추한 것이라도 당연시되고 만다. 심지어 모
방범죄까지 생기는 판이다. 시중에 나도는 롱다리 숏다리 따위의
유행어가 대체 무엇인가. 조악한 합성어에 불과하고, 남의 신체적 결함
을 비웃는 반도덕적인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신문에서까지 받아 써
이런 유행어의 양산(양산)을 부추기고 있다. 드라마는 더욱 한심하다
. 방송사가 하나 늘면 괜찮아져야 하는 법인데, 한달전에 본 것을 또
본다고 착각할 정도로 대분분 하나마나 한 것들 뿐이다. 어떻게 우리
네는 만나면 삼각관계이고, 불륜 뿐이며, 어떻게 조선왕조 5백년은 왕
비와 왕의 사랑놀음으로 지새웠는가. 연기자가 얼마나 부족하면 어제는
아들로 나온 탤런트가 오늘은 사위로 나오고 있는가. 웃기는 일이다.
전파가 국민의 것이란 생각을 왜 못하는지, 그리고 방송의 영향력이 어
느 정도인지를 왜 느끼지 못하는지 묻고 싶다. 오락프로그램도 마찬가
지다. 천박한 말만 골라쓰는 일부 진행자는 그렇다 치고, 선정적일 뿐
인 춤과 의상, 한마디로 돼먹지 못한 랩송 이란 것들을 방송관계자들
은 자기 자식들에게 떳떳이 보여줄 수 있는지 궁금하다. 시시껄렁한 사
생활이나 캐는 토크쇼가 이 나라 방송사의 편성 수준이고, 프로듀서들의
수준인지 그것이 알고 싶다 . 방송의 품위가 논의된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이제 정말 방송을 개혁할 때다. 공연히 사람들을
잡아들이자는 얘기가 아니고 스스로 분연히 떨치고 일어나 정말 방송다
운 방송을 해볼 용기가 필요할 때다. 혹시 방송사에 장사치적인 발상만
하는 높은 사람은 없는지 따져 볼 때다. 시인.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