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 제로섬 게임 이 아니다/한승주 외무/중요원칙 결코 양보해
선 안된다/한승수 대사/강경책보다 유연한 대응 필수적/황병태 대사
2일부터 시작된 재외공관장 회의에서는 연일 북한핵 문제와 관련, 열띤
토론이 벌어지고 있다. 비공개로 진행된 핵 토론은 핵 확산금지조약
(NPT) 탈퇴 유보 철회 와 유엔제재 로 각각 무장한 북한-미국간
의 공방전 못지 않게 치열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하고 있다. 한승주 외
무장관은 2일 회의 개회사를 통해 "남북관계는 제로섬 게임 이 아니
며, 북한이 미국과의 핵협상을 통해 얻게 되는 이득은 결국 우리에게도
보탬이 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의미가 명확하지 않은
한장관의 발언이 있은 뒤 북한핵문제에 관한 공관장들의 자유토론이 벌
어졌고, 일부 거물급 대사 들 간에는 껄끄러운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승수 주미대사는 "북한핵 문제는 우리의 안보뿐 아니라 국
제사회의 안전을 위해서도 중대한 사안인만큼 세부 목표와 전략을 유엔이
나 IAEA등의 국제적 전략과 보조를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대북정책에서 중요 원칙들은 결코 양보해서는 안된다"고 전제하고
"그동안 미국등의 북한핵 대응전략은 다소 비판의 여지는 있지만 성과
가 많았다"고 평가했다. 한대사의 발언이 끝나자, 황병태 주중대사가
반박에 나섰다. 황대사는 "북한핵 대응전략에서 원칙을 확고히 해야 한
다는데는 이론이 있을 수 없지만 세부전략에서는 유연한 대응이 필수적"
이라고 말했다. "북한을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구성원으로 끌어들이기 위
해서는 기다릴 줄 아는 느긋한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주장.
주재국 논리를 은근히 닮은 두사람의 이견을 의식한듯 홍순영외무차관이
중재발언을 했고,한대사가 "오해의 소지가 있었던 것같다"고 말해 논쟁
은 끝이 났다. 5-6공 시절 손꼽히는 북한통 으로 활약했던 강근
탁 피지대사도 견해를 피력했다. 강대사는 "북한의 핵전략에 시기마다
일희일비했다가는 말려들 공산이 크다"면서 "정부는 핵관련 정책수립은
물론 발표에도 신중을 기해 국민들에게 핵문제가 해결되면 금새 통일이
될 것같은 착각을 갖게 해서는 안된다"고 비판했다고 한다. 5일까지
계속될 94년도 공관장 회의에서는 이같은 핵 논란 이 계속될 전망
이다. 홍석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