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결과에 위기 책임 떠넘겼다" 평가/통제경제 복고 가능성 개
혁노선을 둘러싼 보-혁갈등으로 진통을 겪어온 러시아의 새 정부구성에서
보리스 표도로프 재무장관이 사임함으로써 러시아의 개혁이 중단될 위기
에 직면하게 되었다. 예고르 가이다르 부수상의 사임으로 급진개혁 추진
세력으로는 현정부에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보리스 표도로프 재무장관은 자
신의 정책이 받아들여질 여지가 없기때문에 새내각의 재무장관직을 거부했
다고 밝혔다. 옐친대통령은 마지막 개혁파 각료인 표도로프의 유임을
위해 빅토르 체르노미르딘총리와 여러차례의 협의를 거쳤으나 전반적인 반
개혁여론을 등에 업고있는 총리의 주장을 꺾지는 못한 것같다. 이로써
러시아 새정부에는 사유화정책의 책임자인 아나톨리 츄바이스 국유재산담당
장관이 유일한 개혁세력으로 남아있지만 시장경제 추진의 핵심인 통화정책
과는 직접관련이 없다. 이밖에 가이다르 후임으로 경제장관에 임명된 알
렉산드르 쇼힌도 개혁론자로 분류되어왔으나 최근들어 점진적인 개혁을 주
장하는 등 체르노미르딘총리의 노선에 동조하고있다. 작년 12월 총선
에서의 부진과 보수및 극우세력이 우위를 점하고있는 하원 두마의 압력을
받고있는 옐친대통령은 개혁추진의 상징인물인 가이다르 부수상의 사임을
인정함으로써 개혁자체를 포기하지 않았느냐는 의구심을 불러모았다. 그
는 총리와의 조각협의에서도 표도로프 재무장관의 유임여부를 놓고 중도보
수파인 체르노미르딘총리에 끌려다니는 듯한 인상을 주다가 결국 표도로프
마저 퇴진케함으로써 개혁에 대한 노선수정을 기정사실화했다. 옐친대통
령이 보수파의 눈치를 보며 시장경제를 입안하고 실천한 각료들을 차례로
퇴진시키는 것은 급진개혁으로 인한 국민의 희생과 원성이 너무나 크기
때문이다. 이같은 국민의 마음이 선거를 통해 표출되었고 선거결과에
위기를 느낀 옐친이 지난 2년동안의 개혁부작용과 국민희생의 책임을 모
두 가이다르와 개혁파 각료들에 떠넘긴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이미 작
년 12월 총선이전에도 선거가 끝나면 가이다르가 개혁실패의 희생양이
되어 물러날 것이라는 추측이 무성했었다. 가이다르 자신도 사임하면서
체르노미르딘 내각의 반개혁노선을 비난하고 현정부에서는 개혁추진이 불
가능한 상황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러시아의 개혁이 도중하차할 것이라
는 우려는 루블화가치의 폭락을 불러왔다. 금년초까지만해도 달러당 1천
2백루블에 머물던 화폐가치가 가이다르의 사임발표 직후 폭락하기 시작해
불과 일주일만에 달러당 1천7백루블로 곤두박질했다. 새정부의 개혁포
기와 통화정책에 대한 불안심리가 절정에 달하면 달러당 2천루블이하로
떨어질 것이라는 예측까지 나오고있다. 옐친대통령은 가이다르와 표도로
프의 퇴진에도 불구하고 새내각이 개혁을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경제학자인 세르게이 파블렌코는 "옐친이 어떻게 설명하
든 러시아의 새정부는 급진개혁을 포기하고 계획생산과 가격규제를 기초로
하는 과거 소련식의 중앙통제 경제로 되돌아가게 될 것이다. 보수파
각료들은 이를 점진적인 개혁 이라고 설명하지만 그것이 과연 복고인지
개혁인지 그들자신도 잘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모스크바=오중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