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자아 되찾기 여성운동에 저항/미 인류학자 슈웨더교수 뉴욕타임스
서평서 분석 화제 위기의 남자 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 여성의 자
아회복을 지향했던 위기의 여자 들이 60년대말 이후 폭발적으로 여성
운동을 벌이면서 상대적으로 오그라들대로 오그라든 남성 고유의 정체성을
되찾자는 움직임이 최근 미국 출판계에 확산되고 있다. 미국의 인류학
자 리처드 슈웨더교수(시카고대)는 최근 뉴욕타임스 북리뷰에 기고한
남자들은 무엇을 원하고 있는가- 남성의 정체성 위기를 다룬 책들 이라
는 서평을 통해 미국에서 불고 있는 위기의 남성론 (Male id
entity crisis literature)출간 붐을 분석, 눈길을
끈다. 그는 미국사회에서 남성의 존재론적 고뇌를 다룬 책이 나오게
된 배경에는 지난 20여년동안 페미니스트들에 의해 매도돼온 남성들의
반발이 깔려 있다고 분석한다. 사실 그동안 페미니스트들이 남성을 공
격할때 사용한 표현들은 매우 다양했다. 기계적인 사고방식 , 돌같
이 굳어버린 정서 , 경쟁에 대한 지나친 관심 , 가정에 대한 무
관심 , 기억하기 싫은 것은 너무 쉽게 잘 잊어버리는 이기주의 등
등 이루 헤아리기 조차 힘들다. 그래서 일부 극단적인 페미니스트들은
남성들에게 밥을 차려주는 것은 차라리 자비를 베푸는 일이다 고 까지
혹평할 정도였다. 이런 상황에서 남성을 되찾자 는 구호아래 쏟아
져 나온 위기의 남성 을 위한 저서중 대표작은 90년 로버트 블라이
의 강철 존- 남자에 관한 책(Iron John A Book Ab
out Men) . 이 책은 장장 62주동안이나 뉴욕타임스의 베스트셀
러 자리를 지켜 그동안 미국 남성들이 얼마나 남성고유의 목소리에 굶주
려 있었던 가를 보여주었다. 이 책의 대성공은 그 후 유사한 책들이
잇따라 나올 수 있는 길을 터주었다. 남성다움의 신화(Myth o
f Masculinity) , 추락한 영웅의 시대에서(In a Ti
me of Fallen Heroes) , 남성의 끝(The End
of Manhood) , 소년들은 사내가 된다(Boys Will B
e Men) , 남성적 힘의 신화(The Myth of Male P
ower) , 내부의 연인(The Lover Within) , 성
의 평화(Sexual Peace) , 남성 그리고 생명의 물(Men
and The Water of Life) , 왜 남성들은 여성을
증오하는가(Why Men Hate Women) , 무죄(Not Gu
ilty) 등이 그것이다. 페미니스트들이 남성들에 의한 억압과 착취
에 대항해 뭉쳤던 것처럼 남성들은 남성 정체성의 위기를 중심으로 단결
한 양상이다. 이 책들의 주장도 다양하다. "진실하고 본질적인 자아란
생식기와는 무관하다"( 남성다움의 끝 ). "남자모델들은 여자보다
돈을 적게 받고, 남자죄수들은 여자죄수보다 감옥에서 더 많이 강간당
한다"( 무죄 ). 현재 이 책들의 저자와 독자는 대부분 미국의 40
대 남성들이다. 그들이 이런 책을 쓰고, 사서 읽는 것은 젊은 시절
거센 여성운동의 물결속을 살아오면서 많은 것을 잃었다는 상실감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남성은 왜 존재하는가, 남성이란 무엇인가. 과연 그
들이 스스로의 슬픈 자화상을 향해 던지고 있는 이런 질문을 우리나라
남성들이 자신의 문제로 여길 날은 오지 않을 것인가. 김한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