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일과 사랑 방금가처분 소송의 안팎/"집필안해 펑크위기
교체불가피"/SBS/"중단의사 없었다 명예회복 당연"/홍승연 SB
S TV 주말연속극 일과 사랑 은 왜 시끄러운가. 13일 이 드라마
를 집필해오다 전격교체된 방송작가 홍승연씨가 SBS측을 상대로 방영금
지 가처분신청을 냄으로써 드라마를 둘러싼 그 동안의 불협화음이 급기야
는 법적 공방으로까지 비화할 조짐이다. 특히 방송중인 연속극의 작가를
교체한 것도 드문 일인데다, 작가가 저작권 을 주장하며 방영금지가
처분 신청을 낸 것 역시 방송가에서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일이라 앞
으로의 귀추가 주목되는 상태. 작가 홍씨는 자신이 정한 드라마 제목
에 대한 저작권과 저작자 인격권을 주장하고 있다. "당초 설정해둔 등
장인물의 성격과 줄거리를 마음대로 훼손하는 건 저작자 인격권을 훼손하
는 행위"라며 "고민도 많았지만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택한 방편"이라는 입장. 홍씨는 "연기자의 항의사태로 심한 충격을 받
았고, 그 때문에 방송사에 1~2주간 마음을 정리할 시간을 달라고 했
을 뿐 드라마 집필을 전면중단하겠다는 뜻을 비친 적은 없다"고 주장했
다. 반면 SBS측은 "담당PD는 물론 간부들까지 나서 여러차례 홍씨
를 설득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방송이 펑크날 지경까지 이르러 작
가를 교체했다"며 사태를 원만하게 수습하겠다는 태도를 보였다.시작전부
터 연출자 교체로 말이 많았던 일과 사랑 은 지난 12월 작가 홍씨
에 대해 일부 연기자가 항의하는 사태를 계기로 그동안의 삐걱거림이 표
면화되기에 이르렀다.발단은 출연자인 이주경 윤소정 김동주등이 결혼-사
망 등의 극중처리로 줄줄이 도중하차한데서 비롯됐다. 특히 중견탤런트
윤소정이 극중에서 교통사고로 빠지게 된 사실을 사전통보 받지 못한것과
관련, 일부 연기자가 작가에게 항의했다. 이에 대해 작가 홍씨는 연
기자의 집단테러라며 공식사과를 받을 때까지 집필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이런 대립은 주역을 맡은 한혜숙이 "작가가 연기자의 의상이
나 화장까지도 일일이 간섭하고,작품속에서 의도적으로 나를 나쁘게 묘사
한다"는 노골적인 불만과"작품의 완성도를 위해 작가로서 보이는 당연한
의욕과 지적"이라는 홍씨사이의 누적된 감정이 폭발하면서 더욱악화됐다
. 사태가 걷잡을수 없게 되자 SBS 제작진에서 작가를 최순식씨로 교
체하는 극약처방을 쓴 것. 또 작가교체가 부당하다며 남자주인공 노주현
이 조기하차하겠다는 뜻을 밝혀 결국 지난 9일 방송때 극중 죽음으로
처리됐다. 우여곡절끝에 일과 사랑 은 당초 줄거리에서 상당부분 벗어
나 이젠 이영하와 한혜숙, 임옥경의 삼각관계가 중심을 이루게 됐다.
이는 당초 기획의도를 벗어난 것이어서 결과적으로 방송사가 시청자를 우
롱한다는 비난도 면치 못하게 됐다. 이번 사태는 그동안 우리 드라마
제작구조가 안고 있던 갖가지 문제를 단적으로 드러냈다는 점에서 시사
하는 점이 많다. 우선 작가-제작진-연기자의 명확한 역할분담이 이루어
지지 못한 채 인기작가나 인기스타 개인에 드라마의 운명이 이리저리 끌
려다니는 구태의연한 제작여건, 사적인 감정대립으로 시청자와의 약속을
어겨버린 방송인들의 프로의식 결여에다, 초기에 문제를 수습하지 못한
신생방송사 SBS의 운영의 미숙함까지 겹쳐 사태가 악화일로를 걷게 됐
다는 지적이다. 강경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