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대뒤 불합리 바로 잡아야"/주역급도 개런티 대신 티켓받아/출연계
약 문서화 등 새관행 추진 중견테너 신동호씨(39.중앙대교수)가 새
해 새로운 성악운동을 선언하고 나섰다. 이름하여 21세기 성악운동
(가칭). 신씨 주도로 전국 30~40대 성악가들이 모여 2월 출범하
는 이 모임은 공연문화의 새지평을 내건 신음악세대의 연대라는 점에서
음악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성악가의 무대는 겉으로는 화려해 보이
지만, 조명너머 무대안쪽을 들여다보면 어둡고 우울하기만 합니다. 오페
라에 출연하는 주역급 가수들이 10명에 7명꼴로 개런티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제작자로부터 출연료에 상당하는 티켓을 대신 받지요. 주역
급의 속사정이 이럴진대 유학서 갓 돌아온 신인들의 형편이야 더 말할
나위 없지요. 막 귀국한 젊은 연주자의 아내들이 반강제로 할당된 티켓
을 팔아야 무대에 설 수 있다는 현실앞에 눈물짓고 있습니다."신씨는
이런 불합리한 무대여건을 개선하고, 성악가들의 목소리가 떳떳하게 대접
받는 공연환경을 만들기 위해 모임을 추진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전국 대학에 몸담고 있는 성악가 1백여명과 교섭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상당수가 뜻을 같이하고 있다고 전했다. " 티켓개런티 는
한국 공연계의 실상을 보여주는 상징일 뿐입니다. 정작 문제는 오페라단
등 공연 제작자측이 성악가를 마구 대하고, 경우에 따라선 부리기까지
하는데 있어요. 성악가 개개인이 이런 현실에 맞서기란 역부족입니다.
거절하고 항의하다간 캐스팅서 불이익을 당하기 일쑤니까요. 그러나 우리
세대가 지금 문제를 제기하지 않으면 공연계의 뿌리깊은 불합리와 부조
리는 영원히 고쳐지지 않습니다."신씨는 모임이 활성화되는대로 소속 성
악가들부터 문서화된 공연계약을 추진할 생각이다. 지금처럼 출연섭외가
구두로 이루어지는 여건에서는 정작 문제가 생길때 책임소재조차 가릴 수
없다는 것. 그는 지난해 공연된 오페라 루치아 의 제작자-성악가
간 불협화음을 예로 들었다. 이 오페라는 남녀주역 커플링의 돌연한 변
경을 싸고 문제가 빚어졌으나, 계약의 정확한 내용을 문서로 남기지 않
아 지금껏 쌍방이 티격태격 입씨름을 이어오고 있다. 신씨는 그러나
"본인이 관련된 루치아 건에서 모임이 비롯된 것은 사실이지만, 항간
에 알려진 것처럼 특정오페라단을 겨냥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루치
아건은 우리 오페라계에 항용 있어온 문제의 한 모서리가 불거진 것인만
큼 성악인들이 단결해 위상을 높이고, 나아가 제작자와도 손잡고 음악문
화의 수준을 한단계 끌어올리자는 뜻에서 모임을 추진했다는 것. 시원
한 가창력과 미성을 자랑하는 신씨는 중앙대 음대를 나와 이탈리아서 공
부했다. 로시니음대와 오지모 아카데미를 졸업하고, 질리-푸치니-파바로
티콩쿠르에 1위로 입상하면서 두각을 나타냈다. 소릿결은 서정적인 리리
코 레체로. 87년 귀국해 한해 60~70회 무대에 서고 있으며, 9
2년에는 2000년대를 빛낼 한국의 대표적 성악가 에 뽑히기도 했다
. 김룡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