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조할아버지 할머니도 함께 살아 좋아요"/한지붕4대 "다복만세"/
2대 9남매 등 직계가족만 87명/험담-남의말 삼가는게 화목비결/명절
땐 장터 방불 차례-세배에 2시간 걸려 "증조할아버지 할머니, 밤
새 안녕히 주무셨습니까." 4대가 한집에 사는 강원도 강릉시 홍제동
345 박삼봉옹(86)집 아침은 증손인 정순(13.강릉여중1), 정
숙양(11.명륜국5)과 제광군(6)이 차례로 큰절을 올리는 문안인사로
시작된다. 이제는 시골서도 흔치 않은 한국적 대가족집 풍경이 매일
재현되고 있다. 박옹과 부인 최숙자씨(80), 맏아들 재복(59.노
동)-황순남씨(53)부부, 장손자 달호(39.택시기사)-신금자씨(34
)부부와 증손 4명이 세대와 시류를 초월해 화목하게 사는 모습을 기려
강원도청은 이 집을 올해의 전통모범가족 으로 선정, 28일 도지사
감사패를 주기로 했다. 박옹부부 사이의 9남매(2녀7남) 가족을 모
두 합치면 직계가족만 87명. 정정한 박옹은 "둘쨋사위만 빼곤 모든
가족들이 살아 있지요"라며 흐뭇해 했다. 87명의 대가족이 한자리
에 모이는 날은 1년에 4번. 설과 추석, 박옹부부 생일때다. 부산
속초 양구등에 사는 대식구 들이 몰려들면 동네는 장날 이 된다.
설날 아침 차례와 세배에만 2시간이 걸린다. 9남매가 먼저 박옹부
부에게 세배드리고 이어 남매간 맞절, 손자-증손들의 절이 서열대로 이
어진다. 증손녀 정순양은 "작년 설날에 집안 세배만 26번했다"며 웃
는다. 밥상은 가족 서열에 입각 따로 차린다. 서열대로 상차리고
설거지 하다보면 며느리들은 굶을 때도 많다. 대가족이다 보니 육촌간
은 서로 이름 외우기조차 힘들정도. 사촌간의 돌림자(자)인 호 자만
인호, 만호등 30명. 다섯째 아들 재관씨(50)의 딸 선주양(18
.강릉여고 3년)은 "육촌이 30명이라면 친구들이 다 놀란다"며 웃었
다. 명주군 왕산면이 본향인 박옹집은 형제간 우의 있는 7아들 7
지게집 으로 유명했다. 지난 65년 아들 7명이 한달간 지게 7개로
2천여짐을 만들어 명주군에서 퇴비베기 1등을 차지한데서 연유된 것.
이 집의 안살림을 맡아온 박옹부인 최씨가 말하는 화목 의 비결은
며느리나 손자며느리들에게도 누가 밉고 곱다라는 소리를 안하고 말을
옮기지 않는것 . 맏며느리 황씨가 힘든 일에 지쳐 8년전 관절염으로
쓰러진 게 이 집의 유일한 우환 이다. 손자며느리 신씨가 지금껏
대소변을 받아내는 병구완을 하고 있다. 속초로 시집간 황씨 맏딸 선기
씨(26)는 미안한 마음에 매일 안부전화를 걸어온다. 신정을 닷새
앞둔 27일 팔순 나이의 증조할머니 최씨는 손자, 증손자들이 올날을
기다리며 집안전래의 동동주와 메밀칼국수를 준비하고 있었다. "강릉=김
동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