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부가 재해석, 놀부타령 선보여 전통예술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북촌창우극장이 94년 국악의 해 를 맞아 야심찬 기획무대를 꾸
미고 있다. 판소리 등 우리 고유의 화술을 개발하여 판을 짠 연극양식
인 아니리 판굿 시리즈가 그것. 지난17일 막을 올린 첫탄 놀부
타령(허규 편극-연출) 을 시작으로, 내년에 여명창 진채선 이몽
룡 타령 변강쇠 타령 무숙이 타령 등을 차례로 선보인다. 아
니리 판굿이란 판소리에서 공연자가 장단없이 말로 연기하는 아니리 와
걸립패나 남사당패들이 본마당에서 펼치는 설장구 북놀음등 개인 장기놀
음을 가리키는 판굿 을 결합한 공연형태. 극장측의 이번 기획은 우리
민족의 신명과 멋을 표현해온 옛 광대 재인들의 독특한 말씨와 몸짓을
복원해내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놀부타령 은 판소리 흥부가
(일명 박타령)를 새롭게 해석, 놀부와 흥부를 각각 근면한 자본가와
게으르고 무기력한 인물로 설정하고 있다. 흥부가 부자가 되는 것은 제
비의 박씨때문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땅에 묻어둔 금은보화를 훔쳤기 때
문이며, 놀부가 대신 누명을 쓰고 치도곤을 당한다는 내용. 작품은 익
숙한 이야기를 뒤집어서 펼쳐보이는 탓에 신선한 느낌이 들고, 창과 함
께 적절히 어우러지는 연기가 장면장면을 생동감있게 만들고 있다. 우리
전통적인 놀이형식답게 연기자들은 수시로 관객들과 교감을 나누면서 극
을 펼쳐나간다. 진양조 중모리 자진모리 등 북과 꽹과리 등의 판소리
장단이 시원스럽다. 연출가 허씨는 "흥부놀부 얘기를 전통적인 연희술
을 원용해서 현실적인 감각에 맞는 흥겹고 신명이 나는 볼거리를 만들려
고 했다"면서 "오랫동안 추구해온 숙제를 풀어가는 또 하나의 도전이고
시도지만, 우리 민족의 문화적인 자존심을 찾기위한 한 노력으로 보아
달라"고 말했다. 극단 민예극장에 속해있는 이태훈과 조영선이 각각
놀부와 흥부로 호흡을 맞추고 있고, 허애선(해설자)과 김경호(마당쇠)
등이 출연한다. 94년1월16일까지. 화~금요일 오후4시30분 7시
30분, 토-일-공휴일 오후3시 6시.(765)42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