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팅총리 해명 되레 사태악화 아시아 태평양 경제협력체(APEC)를
둘러싸고 벌어진 마하티르 말레이시아 총리와 키팅 호주 총리의 갈등이
경제 제재를 넘어서,안보 분야에까지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6일
나지브 투 라자크 말레이시아 국방장관은 "키팅 호주 총리가 마하티르
말레이시아 총리를 비난한데 대해 분명하게 뉘우침을 보이지 않을 경우
호주와의 무기 거래를 전면 종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태의 발단
은 키팅총리가 APEC 정상회담에 불참한 마하티르총리를 비난하면서 시
작됐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마하티르에 대해 더이상 질문하지 말라.
그의 회담불참에 대해 듣는것조차 진절머리가 난다. 솔직히 그가 참석하
든지 안하든지 별 관심이 없다"면서 마하티르총리를 고집쟁이 라고 표
현했다. 그렇지 않아도 APEC의 강화에 불만을 품고 있던 마하티르
총리는 키팅총리의 인신공격에 격분, 즉각적인 보복조치를 단행했다. 말
레이시아정부는 호주에서 제작된 TV및 라디오 프로그램과 광고등의 수입
금지를 결정했고, 각종 민간단체들은 호주상품에대한 불매운동을 벌였으며
, 장학단체들은 말레이시아 학생들의 호주유학을 금지하기까지 했다.
이렇게 되자 곤란해진 것은 호주의 업계였다. 호주의 경제계에서는 괄목
할 성장을 기록하고 있는 미래의 말레이시아 시장을 잃을지 모른다는 우
려를 표명했다. 야당인 자유당 당수 존 휴슨도 "호주의 수출, 투자
, 일자리가 점차 위협받고 있다"며 "키팅총리는 국가이익을 손상시키는
사태를 초래했으니 이를 해소시키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호주언론들도 키팅총리를 비판했다. 국내의 여론이 좋지않게 돌아가자
키팅총리는 결국 "마하티르 총리를 격분케 할 생각은 아니었다"는 내
용의 서신을 보냈다. 그러나 마하티르의 화는 풀리지 않았다. 그는 키
팅의 서신에 대해 "그가 사과할 것을 기대하지는 않았지만 그의 편지는
화해하려는 사람의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며 화해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지난4일 양국간의 경제및 기타부문의 관계를
재검토하기로 결정하고 이를 호주 대사에게 공식 전달했다. 압둘라 바
다위 말레이시아 외무장관은 "키팅 총리의 서한이 오히려 사태를 악화시
켰다"며 "앞으로는 어떤 일도 벌어질 수 있다"는 위협적인 발언을 덧
붙였다. 키팅은 5일 다시 "양국간의 건설적인 우호관계를 원한다"
는 내용의 회견을 했다. 또 콸라룸푸르서 열린 환태평양 경영협력 심포
지엄에 참석한 피터 쿡 호주 통상장관도 6일 양국간 외교분쟁의 종식을
역설했다. 그러나 말레이시아는 점점 더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김왕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