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들어 몇몇 작고 시인-작가의 기념비가 잇달아 세워지고 있다. 2
일 서울 세종로공원에 세워진 주요한 시비 , 4일 파주군 장곡공원에
세워진 김기팔 통일염원 방송비 , 그리고 5일 광릉수목원에 세워진
김종삼 시비 가 그것이다. 우리 나라 자유시의 효시인 불놀이
를 쓴 주요한은 시인으로 보다 기자, 정치인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 하지만 실은 그는 우리 나라 최초의 문학동인지인 창조 를 발간하
고, 거기에 불놀이 를 발표했으며, 1924년에 첫시집 아름다운
새벽 을 낸 선구적 시인이다. 이에 비해 김종삼은 철저한 언어의 절
제와 여백의 미를 추구한 순수시인의 한사람이다. 그의 시엔 죽음을 앞
둔 소녀나 길잃은 아이등이 자주 등장해서 저절로 짙은 우수를 느끼게하
곤 했다. 그에게 세속의 벗이 많았던 것같지는 않다. 그래서 그의 시
비도 그를 이해하고 그와 친했던 몇몇 문인들 중심으로 건립됐다. 방
송작가 김기팔을 기념하는 방송비는 방송인과 대학-고교 동창들이 힘을
모아 함께 세웠다. 그래서 그의 방송비 제막식에는 이렇다하는 연기자와
방송작가들이 1백여명 참석했다. 방송비 자체가 처음 마련되는 것이기
도 했지만 땅 정계야화 제1공화국 등 정치드라마를 개척한 작
가의 유덕을 기념하는 의미있는 자리가 됐다. 이들 모두가 우연찮게
고향이 이북이다. 그래서 그들의 문학활동을 기리는 시비와 방송비가 더
의미있는지 모른다. 하지만 이런 조형물이 늘고 있는것 자체가 우리
문화의 성숙을 상징하는 징표일것 같다. 그점에서 지금 전국에 산재한
3백에 가까운 문학비들의 문화적 기능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져야 할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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