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마의 끝서 깨닫는 삶의 소중함/혼자사는 대조적 성격의 두 직업여성
얘기/무거운 주제 코믹터치로 풀어가 불의 가면 , 여성반란 ,
바보각시 등으로 잇따른 화제를 뿌리고 있는 극단 산울림이 12월
1일부터 자살에 관하여 (이강백 작 임영웅 연출)로 오늘의 한국연
극-새작품 새무대 시리즈 마지막을 장식한다. 이번 작품은 우리 현대
사의 정치-사회 문제들을 냉소적인 우화의 세계로 펼쳐보인 독특한 개성
의 작가 이씨가 시각을 달리해 여성의 삶을 주제로 선보이는 신작. 철
학적이고 엄숙한 느낌의 제목과는 달리 작품은 코믹한 터치로 인생 예찬
론을 펼쳐보인다. 극단 산울림이 지금까지 무대에 올려온 여성연극
위기의 여자 등이 주로 엄마와 아내, 딸의 삶이라는 보편적인 상황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데 비해, 이번 공연은 직업을 갖고있는 독신녀들
의 현실속의 상황을 기발한 소재로 엮어내고 있다.등장인물은 대조적인
성격의 소설가와 라디오 PD, 두 캐리어 우먼. 자유분방한 유경화(이
화영)는 여러 남자들과 동거생활을 하면서 파국을 맞을 때마다 자살을
시도하고, 그 체험을 소설로 쓴 30대여성. 반면 남지인(노영화)은
방송국에서 육아상담프로를 진행하고 있는 40대 이혼녀다. 막이 열리면
수면제를 한움큼 삼킨 유경화가 고향언니 남지인의 집 문을 두드린다.
소동 끝에 기력을 다시 회복한 유경화는 남지인에게 청취율이 낮은 육
아문제 대신 자살상담프로를 방송하자고 제의하고, 자살에 관해서는 일가
견이 있는 자기가 진행을 맡겠다고 한다. 한동안 자살상담프로는 일약
최고의 청취율을 기록하지만 여론의 집중포화속에 방송은 중단되고, 기고
만장하던 유경화는 절망의 나락으로 빠져든다. 프로그램 폐지에 대한 반
발로 자신의 단골상담고객들에게 자살을 권유하고 한 할머니와 동반자살을
꾀하지만 실패로 끝난다. 유경화는 뒤늦게 삶의 소중한 의미를 깨닫고
, 남지인이 그녀를 따뜻하게 포옹해준다는 내용이다. 숨은 물 , 샐러
리맨의 금메달 에서 뛰어난 연기를 보였던 노영화와 스티밍-욕탕의 여
인들 , 쓰레기들 에서 발랄한 연기로 주목을끈 이화영이 앙상블을 과시
한다. "살면서 누구나 한두번쯤은 죽고싶다 는 생각을 하지 않느냐
"고 반문하는 연출가 임씨는 "인생이 괴롭고 힘들더라도 살만한 가치가
있다는 사실을 미소지으면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산울
림소극장. 94년 1월9일까지. 화~토요일 오후 3시 7시, 일요일
오후 4시.(334)5915. 옥대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