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상앞 합장 관광객들과 악수도/"APEC서 처음 만나면 어색할뻔"
/간소복차림 함께 조찬 대도무문 액자 선물 김영삼대통령과 호소
카와 모리히로(세천호희) 일본총리는 7일 오전 조찬에 이어 공동 기자
회견을 가진 뒤, 불국사 경내를 산책하는 등 바쁜 일정을 보냈다. 자
신들의 우의와 신뢰를 마음껏 과시한 두 정상은 이날 오전10시30분
아쉬운 작별을 했으며, 호소카와총리는 이날 낮 전용기편으로 1박2일간
의 방한일정을 마치고 이한했다. 40여분간 수영 정상회담을 성
공적으로 마친 김대통령과 호소카와 총리는 숙소인 경주 힐튼호텔에서 1
박한 뒤, 7일 아침 숙소인 호텔 8층 에스페로 스위트 룸에서 정상
내외가 만나 조찬을 함께하며 환담. 김대통령은 부인 손명순여사와 함
께 오전 7시14분쯤 먼저 입장해 있다가 호소카와 총리 내외를 맞은
뒤 미리 준비된 대도무문 친필휘호 액자를 선물로 증정했고, 호소카
와 총리는 답례로 대리석 장식의 탁상 시계를 선물. 김대통령은 대
도무문 액자를 가리키며 "한문은 여러가지 뜻을 함축하고 있어 새길수
록 그 뜻이 새롭다"고 말하고 "이 말은 정도를 걸으면 거칠 것이 없
이 승리자가 될 수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 이에대해 호소카와 총리는
"좋은 글을 직접 써 주셔서 정말로 감사하다"며 "늘 간직하며 뜻을
새기겠다"고 인사. 김대통령은 "저는 매일 아침 4㎞ 정도씩 뛰는
습관이 있는데, 오늘은 뛰는 대신 5시5분부터 40여분간 수영을 했
다"고 소개했고, 호소카와총리는 "저는 본받으려고 해도 어려울 것 같
다"고 해, 두 정상 내외가 함께 웃음. 두 정상 내외는 모두 가벼
운 간소복 차림이었는데, 김치와 나물, 장조림, 전복죽 등의 한식 조
찬을 함께 하며 개인적인 우의를 한층 다졌다. 두정상 흡족한 표정
김대통령과 호소카와 총리는 조찬에 이어 오전 8시30분부터 35
분여동안 비바람이 몰아치는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호텔 앞 옥외 회
현관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호소카와총리는 전날 정상회담에 이어 이
날의 기자회견 서두 발언에서도 일본이 한반도를 식민지로 지배할 때 일
어난 일들을 비도한 행위 라고 표현하면서, "깊이 반성하며 마음으로
부터 진사드린다"고 거듭 강조. 그는 또 전날과 마찬가지로 비도한
행위의 구체적 예를 하나하나 들어가며 "참으로 여러 형태의 견디기 힘
든 고통과 슬픔을 겪으셨다"고 피력. 회견장의 김대통령은 감색체크무늬
상의에 회색바지, 호소카와총리는 회색상의에 검은 바지 차림. 두 정
상은 회견이 끝난뒤 악수를 나눈 뒤, 기자들과도 일일이 악수를 건네는
등 매우 흡족한 표정들. "고맙습니다" 인사도 기자회견이 끝
난 뒤, 두 정상 내외는 오전 9시35분쯤부터 불국사 경내를 산책.
당초 두 정상 내외는 불국사와 함께 석굴암도 돌아볼 예정이었으나, 비
가 내려 석굴암행은 생략. 이에따라 1시간 정도로 예정됐던 불국사 시
찰이 20분으로 단축. 오전 9시35분, 불국사 입구에 도착한 두
정상 내외는 우산을 받은 채 경내를 함께 돌며 신라문화, 불국사의 역
사 등을 주제로 빗속 환담 . 김대통령은 "이 절은 신라시대에 지어
진 것으로 역사가 1천4백50년이나 되는 유서깊은 곳"이라고 설명.
이에 호소카와 총리는 "경내 단장이 잘 돼 있다. 경주 시내도 길이
잘 닦여 있더라"고 칭찬. 두 정상은 회랑을 돌아 대웅전에 들어가 불
상 앞에서 묵념을 하기도 했는데, 호소카와 내외는 합장. 대웅전에서
호소카와총리는 "저 불상이 얼마나 오래됐느냐"고 묻는 등 깊은 관심
을 표시. 이날 경내 관람 도중 일본 관광객들은 자신들의 총리에게 "
호소카와 상"이라고 부르며 친근감을 표시하고 박수로 환영했고, 호소카
와총리는 이들과 일일이 악수. 김대통령도 한국 관광객들과 악수를 나눴
는데 "대통령 중심제라 그런지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통령과 악수를 나누
고 싶어하는데, 모두 해주지 못해 늘 안타깝고 미안하다"고 설명. 두
정상은 두 세 걸음 떨어져서 걸어오던 손명순여사가 가요코여사에게 "
남자들은 늘 자신들만 빨리 가려고 한다"고 하자 웃음을 짓기도. 가
요코여사는 "일본에서는 윗사람을 부를 때 상이라고 하는 데, 한국은
어떻게 부르느냐"고 물었고, 손여사는 "씨나 님으로 부른다"고 설명.
호텔앞서 작별인사 호소카와총리는 오전 10시30분 김영삼대통
령의 숙소로 찾아가 작별인사. 김대통령은 "이번에 만나지 못하고 AP
EC(아-태경제협력체) 정상회담에서 만났으면 어색할 뻔 했다"고 했고
, 호소카와총리는 "정말 그랬을 것"이라고 화답. 두 정상 내외는
이어 엘리베이터를 타고 현관으로 내려와 마지막 작별인사. 호소카와총리
내외는 현관에 도열한 우리측 의전관계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한 뒤 김
대통령 내외와 악수를 나누고 승용차에 탑승. 이어 낮 12시10분쯤
김해공항에 도착한 호소카와총리 내외는 한승주외무장관, 공로명 주일대
사, 고토 도시오(후등리웅) 주한대사 내외와, 최동진의전장 등의 환송
을 받으면서 전용기 편으로 일본으로 출발. 한편 김정규경주시장은 김대
통령과의 작별 인사에 앞서 호소카와총리에게 기마인물상 을 선물. 기
마인물상은 기원전 5세기쯤 왕의 부장품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관계자들
이 설명."경주=김창기-박두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