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전념시간은 내년뿐 이후는 정치계절 /여권 안정-개혁 명분
사이서 숙고/95-96년 각종선거 이겨야 도전극복 김영삼대통령의 달
력은 93년 2월25일에 시작됐다. 98년 2월24일까지다. 그 달력
이 9장째 넘어가고있다. 대통령은 그동안 많은 일을 했다. 정치자금
단절선언,재산공개,사정,역사적 사건들의 재평가,금융실명제, 군개혁 .
꼽기가 벅찰 정도이다. 취임 일년내에 개혁의 중요한 조치를 마무리하
겠다고 다짐했던 김대통령. 그 시기가 지나면 개혁은 불가능하다고도 했
던 대통령. 그 김대통령이 이제 큰 개혁조치들을 마무리하고 집권 2기
로 넘어가고 있다. 지금 그는 장고를 거듭하고 있는것 같다. 어떻게
하면 1기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그힘을 2기의 추진에너지로 삼느냐
로 고심중인듯하다. 대통령만 아니라 참모들도 궁리를 거듭하고 있다.
박관용비서실장과 수석비서관들은 최근 세차례의 청와대 수석비서관 정례회
의 주제를 김대통령 집권8개월에 대한 종합평가로 잡았다. 국정이 제
대로 가고 있는가 를 점검하고 국정운영의 새단계를 준비하기위해서다.
하지만 대통령이 다음단계 국정운영의 역점을 어디에 두느냐로 고민할
필요는 없다. 각종여론조사는 압도적으로 경제성장과 물가안정을 가장
중요하다 고 꼽고 있다. 개혁 은 이미 선두자리를 내줬다. 김대통령
자신도 "앞으로는 경제에 역점을 두겠다"고 수차 다짐하고 있다.
경제 라는 과제를 앞둔 대통령의 임기 5년중 겨우 8개월이 지났으니
, 일견 시간여유가 있어 보인다. 정말로 그럴까. 대부분의 의견은 "
오히려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대통령측근들조차 앞으로 1년밖에 여유
가 없다고 말한다. 94년말부터는 김영삼달력의 중심이슈가 경제 에서
정치 로 바뀌기 때문이다. 95년초부터 시작되는 4차례의 지방자치
선거, 96년의 15대 총선, 그리고 총선후 . 정치가 사계절을 채울
것이다. 정치가 만개할수록, 그 한복판에 설 김대통령의 위상도 변화
가 올지도 모른다. 무엇보다도 5년단임이자, 반대세력등의 도전을 제어
할 유효수단이 많지않은 김대통령이다. 벌써 미묘한 기류가 감지되고 있
기도 하다. 공직자사회의 이완, 민자당, 나아가 핵심세력 내부의 갈등
, 야당의 한단계 높아진 공세, 새정부의 역사재평가에 대한 이의제기,
정권초기만 해도 침묵하던 기득권세력의 움직임, 서해훼리침몰을 비롯한
각종 대형사고, 복잡하게 돌아가는 국제환경, 얽히고 꼬인 북한핵문제
. 전선은 점점 확대되고 표적은 희미해지고 있다. 집권2기 관리의
주도권은 이런 도전들을 어떻게 극복하느냐에서 나올것이다. 극복하지
못하면 그는 더 큰 도전에 직면하게 된다. 굳이 60년대의 문민정부,
장멱정권을 예로 들 필요도 없다.그렇다고 도전들을 힘으로 누를 수만
도 없다. 그는 여당의 안정과반수를 지켜야 한다. 여소야대가 얼마나
많은 소모 를 요구하는지를 그 자신이 절감한 터다. 그 연장선에서
관료와 군등 범여권의 결속도 긴요하다. 재계의 협조도 절실하다. 그
런데 제계층과 제세력의 짜깁기 는 그의 또다른 과제인 명분의 확보
와 상치되는 측면이 있다. 이는 여당내 소수파의 리더로 집권한 김대
통령의 한계이기도 하다. 그는 여권의 결속을 위해 기득권의 존재를,
역사의 연속성, 또는 구정권의 치적중 일부를 인정하라는 요구를 받고
있다. 그런 요구는 물갈이설, 정계개편설등에 자극받아 적극적으로 개진
되고 있다. 앞으로는 더욱 수위를 높일 것이 확실하다. 요구를 수용하
면 여권은 일단 안정된다. 대신 개혁의지가 후퇴했다는 비난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 일종의 딜레마인 셈이다. 그는 딜레마의 문턱을 넘어
야 2기로의 진입부터가 쉬워진다. 대통령의 숙고는, 그래서 길어질 수
밖에 없다. 상당기간 계속될 것이다. 그러나 연말을 넘기지는 않을 것
이다. 그는 늘 "결단을 미루는 것보다는 나쁜 결단이라도 내리는 것이
좋다"고 말해왔다. 그는 인사가 만사라고도 강조해왔다. 그렇다면 장
고의 결과는 인사로 나타날지 모른다. 그리고 대통령이 APEC회의와
한-미정상회담을 위한 해외나들이에서 돌아오는 이달 말부터는 초읽기에
들어갈 것으로 보는 관측이 우세하다. 인사는 1년 후 시작될 정치만
개의 계절과 그에 앞선 내년 5월의 전당대회 등을 염두에 둔 시나리오
의 첫장이 될 것이다. 정국이 움직이고 있는 배경은 바로 여기에 있다
. 김창기-김교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