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치적도 정당한 평가를"/시류편승 부정시각에 "외국선 배
우겠다는데" 서울 광화문 네거리부근 고려빌딩 3층에 자리잡은 민족중
흥회 사무실에는 요즘 보기드문 박정희 전대통령의 대형사진이 걸려있다.
23일 그리 넓지 않은 이 사무실에서 총무국장 강량식씨와 여직원 2
명이 사흘 앞으로 다가온 박대통령 14주기 추도식 준비를 하고 있었다
.추도식 초청장은 서두를 이렇게 시작하고 있었다. 남덕우 전총리 추
도사 "박정희대통령이 가신지 어언 14년이 되었습니다. 오늘 우리
모두가 그분이 이룩한 위대한 치적속에 살면서도 그 치적에 걸맞게 모시
지 못하고 있음을 안타깝게 여기고 있습니다." 남덕우전총리가 읽을 예
정인 추도사에는 "위대한 지도자에게는 훼예포폄(훼예폭폄), 즉 칭송과
비방이 따르게 마련이라고 합니다만, 요즘 시류에 편승해 각하에 대한
터무니 없는 왜곡과 낭설이 유포되는 사례가 있음을 볼 때 "등의 내
용이 들어 있다. 이같은 인식이 새정부가 5.16을 쿠데타로 규정하는
등 박전대통령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한 것과 연관이 있느냐고 강국
장에 물었더니 직답을 피했다. 다만 그는 청와대 안에 위치한 역대 대
통령 집무실이 철거된 사실을 언급하면서 "포크레인으로 건물이 철거되는
사진을 봤다"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강국장은 박전대통령을
다룬 최근의 TV프로에도 불만을 털어놓았다. "나도 박전대통령이 모
두 잘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인권탄압 등 잘못된 점이 많았다. 그
러나 경제적 업적은 객관적으로 그려져야 한다. 프로 담당자들에게 항의
도 해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해묵은 민족중흥회보에는 제14대 국회
의원선거에 당선된 회원들의 얼굴과 이름들이 기록돼 있었다. 현재 민자
당 대표인 김종필명예회장을 비롯, 모두 25명이었다. 30여년간 이어
져온 박정희 인맥 이라고나 할까. 거물회원들 정계떠나 이들 중에
는 새정부 출범을 전후해 정계를 떠난 사람도 적지 않았다. 박준규 김
재순 정주영 박태준씨등. "그분들이 회비를 제일 많이 내는 분들인데
". 한 직원이 푸념처럼 말했다. 직원들은 두 권의 책을 내놓았다
. 한권은 올해 4월 중국 북경에서 출판된 박전대통령의 전기. 재미교
포 언론인 피터 현씨가 쓴 글을 중국공산당 중앙위산하 홍기출판사가 당
간부 교육용으로 번역한 책이다. 다른 한권은 올해초 길전식씨가 입수해
기증했다는 자유중국 작가의 박전대통령 전기. 박정희총통전 이라는
제목의 이 책에는 한국 현대화의 원동력 이라는 부제가 달려 있다.
강국장은 "외국에서는 박전대통령을 배우겠다고 하는데 "라며 말을 흐렸
다. 한 직원은 고 박대통령과 관련된 행사계획에 대해 "10.26 당
일 추도식 외에는 아무런 행사계획이 없다. 추도식에는 해마다 2~3천
명씩 모였으니 금년에도 그정도는 모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이
어 "내년에는 15주기니까 범국민적으로 추모행사를 가질 생각"이라고
말했다. 강효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