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안에 교육부 반대/저작권협-출판계도 가세/부처의견 조정없인 국
회통과 어려울듯 교과서에 실린 글에 대해 저작권을 보호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 교육계와 문화계 양쪽의 현안으로 떠오른 교과서 저
작권 보호문제를 놓고 정부와 민간에 2중의 전선이 형성돼 뜨거운 공방
이 벌어지고 있다. 문화체육부, 문예학술저작권협회측이 당연히 보호해
야 한다 고 기세를 올리자, 교육부 출판업계가 절대불가 를 외치며
맞서고 있다. 정부차원의 논쟁이 명분을 앞세워 비교적 점잖게 움직이는
데 반해, 민간차원은 돈이 걸린만큼 한치의 양보도 없이 치열하다. 이
번 공방전은 특히 국가에 의해 공인된 지적 문화적 결정체라는 교과서의
상징적 의미와 4백40여만명(중학생 2백40만, 고등학생 2백만명)
이 강제로 사야하는 거대한 시장을 가진 책이라는 점에서 저작권 사
상 최대의 논쟁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이 문제는 막다른 골목으로
막 접어드는 단계에 서 있다. 문화체육부가 정부입법으로 추진해온 이
개정안은 지난 6월부터 논의되기 시작, 지난달 28일 개정안이 확정
돼 현재 법제처에서 심의중이다.이 문제에 대한 문화체육부의 입장은 명
료하다. 저작권을 보호해주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이고, 교과서라고 예외
일 수는 없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에 손을 대기 전인 87년 저작권법
에서도 교과서의 저작권을 인정해주지 않았던 것이 아니고 사정상 유보만
해두었을 뿐이며, 이번에는 그 단서조항만 뺀다는데 무슨 문제냐는 반
론이다. 문제의 조항은 저작권법 23조 3항. "교육부장관이 저작권
을 가지거나 교육부장관의 검인정을 받은 교과용도서 보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단서중 교육부장관이 저작권을 가진 교과용도서 만 남기고
검인정은 빼버린다는 것. 교육부장관이 저작권을 가진 책이란 국정을
말하고, 검인정을 받은 책은 당연히 검인정교과서다. 국민학교교과서는
모두 국정이지만 중-고등학교의 경우는 국어, 국사, 국민윤리 등 정신
의 기초를 다루는 과목 말고는 모두 검인정으로 전체의 80%를 차지한
다. 또 한가지는 그 조문 1항. 교과서에 싣기 위해서라면 공표된
저작물 중 조건없이 게재할 수 있던 것을 이 경우 그 취지를 저작자
에게 통지해야 한다 는 단서를 붙여 보호를 한층 강화했다. 교육부는
이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교과서의 수준이 형편없이 떨어질 것으로 보
고 있다. 까다로운 필자들의 글을 넣기 위해 노력하기 보다는 아예 안
넣고 대충대충 만들게 될 것이고, 그 피해는 학생들이 받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국회에서 이 개정안이 통과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정부입법의 경우 가장 중요한 관련부처간의 의견조정이
이루어질 전망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문화체육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
개정안에 대한 교육부의 입장을 통보받는대로 이 법안을 다시 검토할 예
정"이라며 "교육부가 불가입장을 고수하는 한 이번에 통과되기는 힘들
것같다"고 말했다. 최구식기자 *"보호는 당연한 조치 세계적 추세"
찬성/"게재 자체가 명예 공공자산이다" 반대 양측입장 명예
냐 돈이냐. 양자 택일론 이 교과서의 저작권 보호문제에서도 거론되고
있다. 즐겨 언급하는 측은 교육부, 출판업자등 반대론자들이고 문화체
육부, 저작자등 찬성론자들은 말도 안되는 논리라고 반박하고 있다.반대
론자들의 주장은 이렇다. 교과서에 실린다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영광인
데 그것도 모자라 돈까지 달라느냐는 것이다. 교육부 장학편수실의 한
관계자는 "교과서란 당대 우리사회의 지적 문화적 결정체로 그곳에 자
신의 이름이 오른다는 것은 엄청난 명예이고, 일단 교과서에 실린 글은
보호해야 할 한 개인의 사적 재산이 아니라 국가 공공의 자산으로 승
화되는 것과 같다"면서 저작권으로 보호할 차원을 벗어난 것이라고 주장
했다. 이같은 주장은 말도 안되는 억지라는 것이 보호론자들의 반박이
다. 명예냐 돈이냐, 택일하라 고 비유하는 것은 적어도 이번 저작권
보호문제에서는 말이 안되는 소리라는 것. 저작권이란 헌법에 의해 보
호되는 기본적인 권리인데 이것을 국가권력이 빼앗아 갔던 것을 원 소유
자에게 되돌리는 것은 당연한 조치라는 주장이다. 또 세계의 문명국가
들이 저작권보호를 강화함으로써 고도의 문화를 창출하려 노력하는 마당에
틈만나면 반만년 빛나는 문명을 자랑하는 우리가 저작권을 무시하는 것
은 말과 행동이 불일치한 대표적인 사례라는 것이다. 최구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