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갑지나 첫 전시회 매년 50~60점 발표/전통기법 고수 실용적
디자인과 조화 취미로 고가구(고가구)를 수집하다 목공예 작가로 변
신, 지난 30년간 외길을 걸어온 한 할머니가 열번째 개인전을 갖는다
. 강인순씨(75). 고희가 휠씬 넘은 나이에도 그는 13일 서울
인사동 덕원미술관에서 여는 전시회에 50여 작품을 선보인다. 이중에는
8개월 걸려 완성한 작품도 있다. 작품에 맞는 나무물결을 구하러 전
국을 돌아다니기도 했다. 그는 회갑을 넘긴 지난 82년 부산에서 첫
개인전을 가진 이후 거의 매년 50~60점의 작품을 발표하는 왕성한
창작열을 보여왔다. "이번 전시회의 특징은 대추나무와 흑단나무로 십
장생과 전통 문양을 박은 상감기법입니다. 우리 전통 가구에 자개를 박
은 상감기법은 자주 등장하나 나무가구에 색이 다른 나무를 박은 것은
흔하지 않죠." 강씨 작품의 또 다른 특징은 완연한 나무물결. 이번
에 발표하는 폐물함 사주함 혼수함 세트에 이런 그의 작품세계가 함축돼
있다. 그는 공법과 기법은 옛 것을 그대로 전수하고있다. 그에게
옛 것을 꿰뚫는다 는 뜻의 고관(고관) 이란 호가 붙은 것도 이
런 고집 때문이다. 대신, 그는 작품의 전체 모양은 요즘 생활에 맞
게 디자인한다. 2m높이의 옷장 응접세트 장식장 모서리장 등이 그런
것이다. 우리 것 에 실용성을 가미한 것이다. 경남 진주가 고향인
강씨는 진주 일신여고를 졸업하고 5년간 교직생활을 한뒤 부산에서 동
양화와 고가구를 취급하는 화랑을 경영했다. "일본에 갔다가 우연히
고가구점에 들른 적이 있습니다. 주인에게 한국 가구를 보여달라고 하니
까 너덜너덜해진 옷장 하나를 비웃듯이 내놓더군요." 일본에서 있었던
일은 우리 것에 대한 자부심이 유난했던 그에게 대단한 충격이었다.
그는 귀국후 화랑을 처분하고 목공예의 본고장인 전남 나주에서 장인(
장인)의 인생 을 시작했다. 우리 가구를 하나하나 뜯고 맞추면서 공법
을 터득하는데 6년이 걸렸다.지금 인사동에 있는 5평 남짓한 공방에
보관중인 그의 목공예 도안(도안)은 3백50여점에 이른다. 강씨가
옛 것을 전혀 변형하지않고 만드는 가구가 있다. 반닫이와 뒤주이다.
우리나라에만 있는 이 두 가구의 모습은 절대로 흐트러뜨리고 싶지않다고
그는 말한다. 윤영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