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정신 쉽고도 자연스럽게 표현" "길을 걷다가/문득 생각한다/
천년 백년 십년/이 길을 걷던/사람들을./문득/길을 걷다가/생각한다.
" 시인 이흥우씨의 신작 시집 나비야 청산 간다 (삶과 꿈간)는
단순성의 시학 을 보여준다. 쉽고 간결한 어투로 삶의 단상들을 적은
시첩(시첩) 같다. 시인은 "이 시집을 읽은 분들이 이것도 시냐,
이 정도이면 나도 시인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갖도록 만들었다"면
서, "그로 인해 우리 모두가 시인의 마음으로 살 수 있으면 좋지 않
느냐"고 말했다."달빛에 귀를 씻듯, 바람에/가슴을 씻듯/바위가 산다
, 산이 산다." ( 달빛에 귀를 씻듯 전문)시가 인간정신의 압축적
표현이라면, 나비야 청산간다 의 시편들은 그 압축의 기교마저 벗겨
버린 뒤 나타나는 정신의 실체를 선명하게 포착한다. 한마디속에 우주
삼라만상을 담으려는 선사(선사)의 어법 같기도 하고, 동양예술의 대
가들이 그려내는 여백의 미가 떠오르기도 하는 시집이다.시인은 "그동안
시를 써오면서 나름대로 초현실주의와 선을 결합시켜 보려고 했다"면서
, "이번 시집을 통해서는 내 시의 밑바닥에 자리잡고 있는 동양의 정
신을 안추듯 춤추는 춤처럼 자연스럽게 드러내고자 했다"고 말했다.
시집 나비야 청산간다 에 실린 1백26편의 시들은 대체로 길을 가다
가 문득 떠오른 단상들에서 태어난 것인데, 시인은 "시란 결국 정신의
소요(소요)가 아니겠느냐"면서 호탕하게 웃었다. 박해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