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50편이상씩의 새 작품들이 쏟아지고 있으나 정작 빌려볼 만한
비디오는 그리 많지 않다. 게다가 빌려보겠다고 작정하고 찾아가보면 신
작들은 대여중일 때가 대부분. 그렇지만 가게 한 구석에 꽂혀있는 희
귀본 을 보고도 몰라서 선뜻 빌려보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희
귀본이란 비디오로 출시됐으나 작품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거의 남아있지
않은 명작. 우연히 만난 명작 한편은 새로 출시된 화제작을 보는 것보
다 훨씬 더 큰 감동을 준다. 분노의 주먹 (The Raging Bu
ll, SKC)은 택시 드라이버 로 잘 알려진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80년 작품. 주연을 맡은 로버트 드 니로가 실감나는 연기를 위해
체중을 20㎏이나 늘렸을만큼 심혈을 기울였고, 결국 그에게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안겨줬던 영화다. 미들급 세계챔피언이었던 제이크 라모타라
는 권투선수의 삶을 소재로 흑백화면의 아름다움을 되살린, 완벽한 형식
미의 걸작. 마틴 스콜세지-로버트 드 니로 콤비가 손을 잡고 73년에
만든 첫 영화 비열한 거리 (Mean Streets, SKC)는
완성도는 떨어지지만 두 사람의 영화에 대한 정열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작품이다.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 (North by Northwe
st, 대우)는 분노의 주먹 과 함께 국내 희귀본의 대명사격인 작품
. 심리영화의 대가 앨프리드 히치콕감독의 유일한 비디오 국내출시작으로
한층 주가가 높다. 그의 다른 작품들처럼 이 영화의 주인공 역시 어
느 날 갑자기 예상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고, 보는 사람들을 공포와 광
기의 도가니로 몰고 간다. 캐리 그란트와 에바 마리 세인트 등 젊은
사람들에게는 이름조차 낯선, 왕년의 명배우들이 출연한다. 버디 (Bi
rdy, 우일영상)는 알란 파커 감독이 새처럼 날고싶은 한 청년의 심
리를 통해 자유에 대한 갈망을 절실하게 보여주며, 돈을 갖고 튀어라
(Take The Money And Run, 우일)는 지적 코미디에
능한 우디 앨런이 직접 주연하며 만든 첫번째 상업 영화. 똑바로
살아라 (Do The Right Thing, CIC)는 89년 작품임
에도 불구, 흑인 영화 에 대한 몰이해로 불과 몇 백개가 팔렸으나
그나마 대부분 반품됐다. 조엘-에단 코엔 형제의 분노의 저격자 (
Blood Simple, 세신)이나 아리조나 유괴사건 (Raisng
Arizona, 우일)도 대여점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운 비디오
들. 코엔 형제의 데뷔작 분노의 저격자 는 미국 텍사스주의 황폐한
한 도시에서 발생한 범죄를 어둡고 느린 분위기로 그린 스릴러영화며,
아리조나 유괴사건 은 참신한 아이디어와 탄탄한 구성이 돋보이는 코미
디 수작. 이밖에 욕망 (Blow.Up, 우일), 토마토 공격대
(Attack Of The Killer Tomatoes, 우일),
사구 (Dune, 에이스), 아이다호 (My Own Private
Idaho, CIC) 등과 스페인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걸작 코
미디 신경쇠약 직전의 여자들 (한진)은 우연히 비디오 가게에서 만나
면 우선적으로 빌려볼만한 영화들이다. 옥대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