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북한 회담의 미국측 수석대표인 갈루치 국무부 차관보는 이번 방한
을 통해 북한의 핵문제에 대한 대응에서 다소 애매모호했던 대목 을
명확히 했다고 본다. 갈루치의 방한을 전후해 국내에서는 북한이 남북
대화나 IAEA의 사찰에 부정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이
과연 북한과의 3단계회담에 어떻게 대처할 것이냐를 놓고 긍정과 부정
의 엇갈린 관측이 제기됐었다. 또 북한도 여러 경로를 통해 IAEA
와의 협상과 남북대화의 의미있는 진전 은 3단계 미-북회담의 전제조
건이 아니라고 주장해 왔다. 그런데 갈루치는 북한의 태도변화가 없는
한 3단계회담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따라서 북한이
현재와 같이 핵전쟁연습및 국제공조체제 중지등의 요구를 고수하는 한
3단계 회담은 개최되기 어려운 상황이 된 셈이다. 그러면 북한은 앞
으로 어떻게 나올까-. 일부에서는 북한이 NPT탈퇴선언 유보를 거두
어들일지도 모른다는 견해를 제시하고 있다. 그동안 탈퇴위협으로 상당한
재미를 보았기때문에 또다시 그같은 강공책을 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은 국제여론과 명분에서 밀린다는
점에서 최소한 의 성의만 비친후 미국과의 3단계 협상을 성사시키려
들 것이라는 견해가 훨씬 우세하다. 나름대로 실익을 챙긴 이 시점에서
미국과 굳이 강경하게 대치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어떤
경우든 우리로서는 이에 대한 대비책을 강구해야할 것이다. 하지만 지난
1~2단계 미-북한 접촉을 감안할때 후자에 주목한 대응책을 강구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7월 제네바 회담이후 남북대화에 대한 북한의 태
도는 점점 명백해지고 있다. 그것은 철저히 남한을 배제시키되 미국과
의 협상을 지속시킬 수 있는 한도내에서 남북대화를 의식 하겠다는 것
으로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이번에 미국의 강력한 뜻이 전달된만큼
북한이 또다시 유연한 자세 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여진다. 이럴
경우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하는가. 과거처럼 대화기피로 몰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어쩔 수 없다는 차원에서 , 북한과 민족적인 차
원에서 핵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생각에서 그저 응할 것인가.아니면 북한
이 진정으로 대화를 원하기 전에는 다소 부담이 있더라도 의연하게
대처할 것인가. 이런 물음들에 대해 정부는 어떤 뚜렷한 입장을 최소
한 속으로는 갖고있어야 한다고 본다. 안희창.북한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