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거의 동시에 두 통의 편지를 받았다. 그 하나는 지난 여름 내
가 맡고 있는 일요일 일요일 밤에 에 출연했던 중국 흑룡강성의 조선
족 학생으로부터 온 것이었다. "한국에서 보낸 나날은 매우 인상깊습
니다. 특히 일요일밤 에서 저는 평생 처음으로 고국의 오락무대에서
저의 얼굴을 보였습니다. 저에게 이런 기회를 주신 선생님에게 다시
한번 충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다른 하나는 광주의 시청자가 보낸
편지였다."중국 흑룡강성에 거주하는 학생들의 당황해하는 얼굴, 출연
연예인들의 행동을 보고 무척 가슴이 아팠습니다. 그들은 왜색문화,
뉴키즈온더블록 , 햄버거에 자연스레 젖어 있는 우리의 청소년들보다
훨씬 맑고 순수한 영혼을 소유한 학생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조국의 땅이
보고 싶다고 소박하게 말하는 그들에게 영어로 오케이 해주는 것이
잘하는 일입니까." 당혹감을 감추기 어려운 질문이었다. 곰곰 내
가 저지른(?) 일을 헤아려보니 만나서 이야기한다면 이 분과 좋은 친
구가 될 수 있으리라는 믿음이 생겼다. 왜냐하면 나의 연출의도가 전
적으로 그 분의 생각과 일치했기 때문이다. 다만 방법면에서는 내가 다
소 경솔하지 않았나 하는 반성이 들었다. 내겐 그 맑고 순수해 보이
는 동포학생들을 웃음거리로 만들어 보고자 하는 얄궂은 저의가 전혀 없
었다. 다만 서로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언어적 이질감이 예기
치 못한 웃음을 자아내게 하리라는 소박한 기대가 있었을 뿐이다. 시
청자들이 조선족 학생들의 티없는 모습에서 "빨리 통일이 되어야지. 더
시간이 흐르다가는 큰일나겠구나"라고 잠깐만이라도 생각했다면 연출자로
서 더이상 바랄 것이 없다. 착한 마음을 지닌 그분께 빨리 답장을 띄
워야겠다. MBC TV 프로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