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측 전날부터 철야 목좋은 잔디밭 차지/뒤늦은 한의측 "집회할
곳 없다" 경찰에 항의도 3일 오후 보사부의 약사법 개정시안이
발표되자 약사와 한의사측은 모두 "미봉책에 불과하다"며 강한 불만을
표시. 약사들과 약대생들은 "완전한 조제권 확보라는 우리의 주장이 전
혀 반영되지 않은 보사부의 책임회피성 결정"이라고 비난했고 한의사 및
한의대생들은 "결국 약사에게 한약조제를 허용해 기득권을 인정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허창회한의사협회장은 이날 오후7시 과천의 서울 호
프호텔서 긴급회의를 갖고 "모든 방법을 동원해 적극 투쟁하겠으며 약사
법개정추진위에서도 탈퇴하겠다"고 강경대응입장을 밝힌 데 이어, 권경곤
약사회장도 "이제 더이상 물러서지 않고 정면대응하겠다"고 말해 앞으로
더욱 어려운 국면이 예상된다. 한편 이날 서울 시내 약국과 한약방
등은 대부분 정상적으로 운영했다. 약사회측의 한 관계자는 "지난번 휴
업사태때 여론이 안좋았던 점을 감안, 오늘 집회에는 일부 지방의 약사
와 서울의 경우에는 대형약국의 약사중 한명씩을 차출토록 했다"고 말했
다. 이날 경기도 과천 정부 제2종합청사앞 잔디밭에는 전날 철야
농성한 약사들은 물론 한의사, 한의대생 학부모, 약대생, 한의대생 등
총 5천여명이 끼리끼리 자리를 잡고 초가을 땡볕아래 종일 시위와 농
성을 벌였다. 이들은 각종 운동권 가요를 부르며 분위기를 잡고서 서
로 비방하고 자신들의 주장을 되풀이하며 전의(전의) 를 불태웠다.
그러나 일부 멱살잡이와 설전은 있었지만 큰 충돌이나 불상사는 없었다.
시위장 주변에는 컵라면 음료수 등을 파는 간이매점이 호황을 누렸으며
인근 3곳의 간이화장실에는 저녁내내까지 10여명이 줄을 서 기다려야
만 했다. 경찰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 전경 22개 중대 2천3백여
명을 동원, 과천청사앞과 각 농성집단들 사이에 배치했다. 전날
철야농성을 한 대한약사회 소속 약사 2천5백여명은 3일에도 완전 의
약 분업 을 주장하며 이틀째 농성을 벌였다. 전국에서 모인 약사들은
수염도 못깎은 부시시한 얼굴로 농민가 선구자 등을 부르며 기세를
돋우고 결사 조제권 수호 등이라고 쓰여진 붉은 머리띠와 노란 어
깨띠를 멘채 피켓과 깃발을 흔들며 대형스피커 10개를 통해 한의사측과
정부를 비판했다. 일부 약사들은 철야에 지친듯 인근 여관이나 목욕
탕에 가 잠시 휴식을 취하기도해 대낮부터 목욕탕이 만원사례를 빚기도-
. 또 오후 5시쯤에는 유행가를 틀어놓고 모두 일어나 몸풀기 디스코
춤 을 춰 대학응원전을 방불케 했다. 약사회측에서 목좋은 잔디밭
을 차지해 선수를 빼앗긴 대한한의사협회 소속 한의사 7백여명은 이날
정오 청사앞에 도착, 일부 도로를 점거한 채 경찰에게 "집회할 곳이
없다"는 항의로 농성을 시작했다. 이후 경찰의 안내로 약대생들 옆
잔디밭에 자리를 잡은 한의사들은 "보사부의 약사 한약조제권 허용은 어
떤 형식으로도 인정할 수 없고 어떤 타협-절충안도 받아들일 수 없다"
며 강한 톤으로 정부 개정안을 비판했다. 당초 한의사측은 이날 농성
계획이 없었는데 약사회측이 하루전 전격 철야농성에 들어가자 3일 아침
타워호텔에서 비상간부회의를 갖고 낮12시 과천집회와 여의도 민자당사
, 김종필민자당대표 자택 항의방문 등을 결정했다. 한의사회측은 한걸음
더나아가 대국민 홍보전을 위해 오는 15일 여의도에서 2만여명이 참
가하는 대집회를 갖기로 했다. 김기훈-김홍수-김태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