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정서 조명많아 서편제 영향인듯 우리 영화의 소재와 형식이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화제 연극들의 영화화가 잇
따라 추진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극단 미추가 최근 국립극장
무대에 올렸던 남사당의 하늘 이 그 첫번째. 우리 창작극 사상 최대
규모로 일컬어지는 이 연극은 남사당의 여자 꼭두쇠(우두머리)의 일생
을 통해 떠돌이 남사당패의 애환과 예술혼을 감동적으로 담아낸 작품이다
. 오늘의 연극인들이 바로 우리들 이야기 라는 절절한 공감으로 객석
에서 눈물을 적셨던 이 작품은 극단 미추의 운영위원을 맡고 있는 남궁
설민씨(파티마의원 원장)와 연출자 손진책씨등이 의기투합해 영화화를 추
진중. 남사당 의 희곡을 썼던 윤대성씨가 요즘 시나리오를 집필중인
데, 공연을 위해 8개월간 혹독스럽게 훈련받은 미추 단원들도 대거 출
연시킬 예정. 감독은 TV연출가 김한영씨와 극단대표 손씨가 맡는다.
남궁설민씨는 "주요 영화사및 대기업의 관계자들과 제작방식을 의논중"이
라며 "10억원 정도의 제작비를 들여 칸 영화제등 국제 무대에서의 입
상도 겨냥하고 있다"고 의욕을 보이고 있다. 미모와 재주를 함께 갖춘
여주인공 바우덕이 의 사랑과 드라매틱한 일생은 영상으로 옮길만한
소재라는 확신이 섰다는 남궁씨는 "사라져가는 우리의 토속적 문화를 조
명하고 있으며, 떠돌이 인생의 애환을 담았다는 점에서 서편제 를 연
상시킨다"고 덧붙여 영화화 결심이 서편제 성공에 자극받은 것임을 부
인하지 않았다. 또 최근 극단 세실의 불의 가면-권력의 형식 으로
관객을 모으고 있는 연출가 채윤일씨도 불의 가면 은 물론 89년작
인 오구-죽음의 형식 등 2편을 직접 영화로 제작할 계획임을 최근
밝혔다. 두 작품 모두 이윤택씨가 희곡을 쓰고 채윤일씨가 연출했는데
이윤택씨도 영화화를 전폭 지지하고 있다. 불의 가면 은 배우들의
나체 출연장면 때문에 벗는 연극 처럼 알려지기도 했으나 "권력자의
광기와 지식인의 이성주의의 대결을 담은 진지한 작품"이며, 오구
역시 "극락왕생을 비는 오구굿과 장례의 형식을 무대에 올려 전통적
정서속에 살아있는 삶의 문법을 보여 준 색다른 코미디"라고 작가와
연출가는 강조하고 있다. 채씨는 최하원 감독의 독짓는 늙은이 에서
조감독을 맡은 적도 있을만큼 영화에 대한 애착을 보여왔다. 그는 "
영화는 오랜 꿈"이라며 "한국의 샤머니즘 의상, 전통 음악등 우리의
소리와 빛과 모양새를 가지고 유럽영화인들과 겨뤄보고 싶다"고 말해 역
시 해외영화제 출품 욕심이 있음을 밝혔다. 그러나 재력가가 참여하고
있는 남사당 과는 달리 제작비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채씨
는 편당 제작비를 대략 5억원정도로 잡고 요즘 재원 마련을 위해 뛰고
있다. 이처럼 연극의 영화화가 앞다퉈 추진되는 움직임은 종전에 보
기 힘들던 현상. 이런 변화는 서편제 처럼 우리 것 을 되찾아준
진지한 영화라면 얼마든지 관객을 모을수 있다는 점이 반증된 결과라고도
할수 있다. 김명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