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미국 대통령들은 대개 8월초순이나 중순부터 시작해 9월초순 노
동절(올해의 경우 9월6일)때까지 여름휴가를 즐겨왔다. 휴가기간은 2
~4주일 정도로 미국인들의 평균 1주일보다는 긴 편이다. 대통령들은
개인 소유의 별장에서 휴가를 지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카터와 레이
건, 부시 등 전임 대통령 모두가 개인별장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클린턴대통령은 휴가기간만 대충 잡아놓고 아직 행선지를 정하지 못하고
있다. 백악관에 오기 전 아칸소 주지사 관저에서 살아 자신 소유의 집
도 없고, 별장은 더더구나 없다. 클린턴은 12일 로마교황 요한 바오
로 2세의 환영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콜로라도주 덴버시에 온 김에 1주
일 정도 서부를 여행하는 집무를 겸한 휴가 (a working va
cation)를 가진 뒤 백악관으로 돌아와서 오는 18일부터 29일까
지 11일간 본격적인 여름휴가를 가질 계획이다. 백악관측은 서부 휴가
를 2주일로 연장해 한번으로 끝내는 문제도 검토하고 있다. 백악관
실무진은 클린턴의 휴가장소를 물색하느라 백방으로 뛰고 있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은 것 같다. 이름난 리조트는 이미 예약이 끝나버려 방을 구
하기가 쉽지 않다. 대통령의 휴가에는 백악관 참모와 경호원 등 수행원
과 대규모 보도진이 따라붙기 때문에 1백~2백명이 한꺼번에 묵을 수
있는 리조트를 찾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형편이다. 백악관측은 이미
예약한 일부 손님들에게 프리미엄을 얹어주면서까지 양보 를 구했으나
필요한 방을 모두 확보하는데 실패했다고 한다. 백악관 선발대가 한
때 옐로우스톤 국립공원과 그랜드 테튼 국립공원 남쪽 입구에 있는 잭슨
홀시를 1차 휴가지로 잡고 언론에 이를 흘렸다가 나중에 취소하고,
지금은 동해안쪽을 알아보고 있다. 이 때문에 잭슨 홀에 서둘러 방을
애써 구해놓은 많은 언론사들이 수천달러를 날리는 해프닝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클린턴의 취임 첫 휴가지를 잡기가 어려운 또 다른 이유로
그가 내린 지침을 들 수도 있다. 그는 자신의 취미인 골프와 영화감상
을 휴가중에 즐기기를 원하고 있다. 또 많은 쇼핑점이 있어야 하고,
별 네개짜리 레스토랑도 있는 곳이어야 한다. 여기에 휴가중에 가급적
많은 일반국민들과 섞여서 지내겠다는게 클린턴의 주문이다. 정해영.워싱
턴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