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선비 살찌우는 생선/비웃/이자겸의 정주굴비서 비롯/굴비 반찬
한가지에도 풍류를 잊지 않았던 우리 선조들은 뜻이 담긴 음식 이름을
많이 남겼다. "굴비나 비웃 드렁 사려 ." 골목을 누비고 다니던
생선 장수의 외침은 이제 더 이상 들어볼 수 없고, 그 이름이 어디서
왔는지를 아는 사람은 더더구나 많지 않을 것이다. 비웃, 혹은 비
욱은 소금을 뿌려 말린 청어 자반을 이르는 말이다. 비웃의 어원은
비유어 . 가난한 선비들을 살찌우는 고기란 뜻이다. 겨울철에 많이 잡
히는 이 생선을 날 것으로는 보존하기 어려웠던 시절, 소금을 잔뜩 뿌
려 꾸득 꾸득 말린 것을 두고 두고 먹었고, 뽀독뽀독 기름진 젓은 한
여름에도 훌륭한 영양 공급원이었다. 이렇다할 반찬도 없는 살림, 찬
밥에 물말아서 비웃 한점 얹어먹는 맛은 꿀맛이었을게고, 그게 또 고마
워서 비유어라는 그럴싸한 이름을 지어준 옛 선비들의 여유가 즐겁다.
굴비도 한자 이름에서 왔다. 영광 굴비의 본디 이름은 정주 굴비다.
고려 인종 때 정권 싸움에 밀려 지금의 영광인 정주로 귀양을 갔던
이자겸은 그곳에서 처음 말린 조기를 보았다. 개경으로 진상되는 생조
기만 먹어본 그는 그곳에서 팔다 남은 조기를 말려두고 먹는 것을 처음
맛보고 "이거다!" 무릎을 쳤다. 비록 쫓겨나 먼 땅에 가 있지만,
꺾이거나 비틀어지지 않고 유유자적, 넉넉한 삶을 즐기고 있다는 소
식 으로 그는 정주 굴비 이름을 달아 맛있는 마른 조기를 개경으로
보냈다. 한복진.춘천전문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