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씨 진술번복-박씨는 돌연출국 혐의 짙어/"불안한 정국" 군강경세
력 과잉충성 가능성 정보사의 정치인 테러사건은 일부 과잉충성 장교들
의 우발적 범행이 아니라 당시 보안사와 정보사의 치밀한 계획에 의해
저질러진 기획 테러 인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보안사가 기획을 맡았다
면, 정보사는 이 부대 출신 행동 대원들을 시켜 실행에 옮긴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당시 정보사 3처장 한진구대령은 이진삼정보사령관과
보안사 정보처장 박동준준장의 직접 지시에 의해 범행을 했다고 진술한
데 반해 이씨는 사전 지시 나 사후 보고 모두 부인하고 있어
아직 배후에 대해선 단정하기 어렵다.그러나 이씨가 처음엔 사후 보고
는 받았다고 말했다가 이를 전면부인하는 등 진술이 엇갈려 신빙성이 없
는데다 범행대상을 직접 선정한 후 이를 한대령에게 지시한 박준장이
10일 미국으로 돌연 출국함으로써 이번 사건의 배후엔 군고위층이 있으
며 보안사도 적극 개입한 혐의가 짙어지고 있다.더욱이 그때는 직선제
개헌 여부를 둘러 싸고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해 있었고, 군내에서는 친
위 쿠데타설까지 나도는 등 정국이 불안한 틈을 타 군부내 강경 세력들
이 야당의 목소리를 제압하기 위해 과잉 충성 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
. 범행을 계획한 85년 10월의 군의 정보업무 지휘계통은 윤성민국
방장관-정호용육참총장-윤태균정보본부장-이진삼정보사령관으로 이어지고,
보안사령관은 이종구씨, 안기부장은 장세동씨가 각각 맡고 있었다.군 정
보관계자들은 당시의 정황으로 볼 때 사건은 정보사와 보안사뿐만이 아니
라 안기부도 어떤 형태로든 관련돼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당
시 안기부-보안사-정보사는 3각 관계를 유지하면서 정보및 공작정치를
주도했기 때문에 서로 사전에 협의한 후 행동대는 대북침투부대였던 HI
D를 통합해 창설한 정보사에 맡겼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는 것이다.
이 사건후에 터진 오홍근테러사건 이나 용팔이 사건 도 같은 맥락에
서 설명될 수 있다.청와대나 국방부에서도 처음엔 이 사건이 정보사 일
부 장교의 단순 범행 인줄만 알았다가 정보기관들의 상호 연계속에 사
건이 계획된 혐의가 짙다는 보고를 받곤 철저한 수사를 지시했다는 후문
이다. 이번 기회에 순수 대북첩보수집이 아닌 정보획득을 위한 실제행동
부대인 정보사운영에 관한 근본적인 재검토를 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방준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