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은 남을 부르는 말과 가리키는 말이 단순하지 않고 매우 복잡하
며 다양하다. 오랜 전통과 역사를 지닌 문화민족이기 때문이다.미망인이
란 죽은 사람의 아내인데 남편이 죽으면 으레 남편을 따라 죽어야 함에
도 불구하고 아직 죽지 않고 이 세상에 살아 있다는 뜻으로 스스로를
겸손하여 일컫는 말이다. 이 말이 쓰인지는 매우 오래다. 좌전에 보
면 노나라 목강과 위나라 안강이 모두 스스로 미망인이라 칭했다는 기록
이 있다. 모두 스스로의 비칭이지 다른 이를 일컬을때 쓴 것은 아니다
.부고에 보면 죽은 이의 아내를 미망인이라 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부
고는 호상이 내는 것인데 호상이 죽은 이의 아내를 미망인이라 하는 것
은 엄청난 실례를 하는 것이다. 남의 아내를 가리키는 높임말에는 부
인 학부인 하는 말들이 있다. 옛날 벼슬이 높은 사람의 부인을 정경부
인 정부인 숙부인 등으로 불렀다. 물론 나라에서 내린 칭호였다. 그러
니 미망인보다는 차라리 처라 하는 것이 낫겠고, 부인이라 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며칠전 어느 신문사에서 6.25를 계기로 해 93 보
훈대상을 주었는데 거기에 상이군경부문 유족부문 미망인부문이 있었다.
미망인부문이란 말은 정말 어색하고 미안한 것이다. 좋은 말로 고쳐야
하리라 생각된다. 미망인이란 말은 어려운 한자말이다. 우리는 어려운
한자말이나 외국어를 써야만 유식하게 보이고 문화어를 사용한 양 착각
하는 경향이 오래 전부터 있어 왔다. 확실한 어원과 뜻을 알지 못하고
함부로 쓰는 것은 문제지만 이러한 용어들을 연구하여 계도하려고 생각
조차 하지 않고 있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경제와 자연과학에만
치중하고 인간과 인문분야를 경시하는데 대한 우리 모두의 각성이 절실
히 요구된다 하겠다. 경북대교수.한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