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풍부 서방투자 최우선 지역/블라디보스토크 등 극동진출 관문 부
상/모호한 법 등 장애 아직은 무역량 미미 러시아의 극동지역에 위
치한 연해주가 8일 자치 공화국임을 선포했다. 우랄지역의 스베르들로프
스크가 자치공화국을 선포한지 1주일만이다. 연해주 의회는 주민투표를
통해 이번 결정을 확정지을 것이라고 단서를 달기는 했으나 주민투표에
서 압도적인 찬성이 나올 것은 거의 분명하다. 이에 따라 연해주는 특
히 외국기업들과의 합작사업등 경제적인 측면에서 독자적인 행동을 강화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연해주 의회 대의원들은 연해주의 자치공화
국 선포가 경제적 필요에 의해 결정된 것으로 정치적 의미가 없다는 점
을 강조하고, 러시아 연방에 잔류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러시아 연방
내의 주요 지역들은 중앙정부가 자신들의 경제적 권리를 무시하고 있다고
반발하면서, 공화국 선포를 통해 경제적 독립을 보장하는 입법권을 주
장해왔다. 사실 연방내의 부유한 자치주들은 민족 단위의 20개 자치공
화국들보다 더 많은 세금을 부담해왔다. 인구 2백30만명에 면적은
16만㎢인 연해주는 러시아에서 가장 많은 석유와 천연가스를 매장하고
있으며 그밖에도 금과 목재, 수산물등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부유한 지
역이다. 연해주는 한편으로 구소련땅에 살고있는 45만명의 한인들에게
는 고향이나 다름없는 곳이기도 하다. 일본 군국주의의 압제를 피해 연
해주에 살고있던 17여만명의 한인들은 1937년 스탈린의 비밀지령에
의해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당했다. 현재 연해주에는 10만명의 한인이
살고있다. 연해주의 중심도시는 블라디보스토크. 70년동안 소련 극동
함대의 기지항으로서 군사적 중요성만 부각돼온 블라디보스토크항이 러시아
극동진출의 경제적 관문 으로 부상하고 있다. 92년1월 외국에 대
해 항구를 개방한 이후 블라디보스토크에는 자유기업이 살아나면서 일본과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의 주요 무역상대로서 잠재력을 키우고 있다.
이 관문에서 차르시대에 한때 번창했던 자유기업의 부활은 그러나 많은
문제점에 직면해 있다. 외국 투자의 대부분은 소규모이고 최근에 문을
연 블라디보스토크 주식시장에 상장된 기업들은 40여개의 합작기업에 불
과하다. 주식시장은 1주일에 3일만 열리고 1주일의 평균 거래량은 겨
우 4백주, 미화로 5천달러에 지나지 않는다. 외국 기업인들은 적극
적인 투자의 장애물로서 애매모호한 법률, 해석이 구구한 계약관행, 행
정당국의 관료주의에 따른 업무지체, 고율의 세금등을 꼽는다. 일본기
업들의 경우는 이에 덧붙여 일본정부가 러시아정부와 북방도서 반환문제를
타결지을 때까지는 대러시아 투자보증을 하지않으려고 하는 것이 또다른
어려움이다. 따라서 아직은 아시아-태평양 지역과의 가교역할을 수행
하기에는 취약한 실정이다. 무역량이 미미하고, 그것조차 대부분이 중국
과의 교역이다. 그러나 낙관론자들은 극동지역의 광대한 경제적 잠재력
을 가동시킬수 있는 몇몇 사항을 지적한다. 동경에서 열린 서방선진7개
국(G7) 정상회담은 9일 러시아의 경제개혁을 위해 30억달러를 원조
키로 결정했는데, 그중 일정 부분은 러시아의 극동지역을 위해 쓰여질
것으로 보고있다. 특히 최근에는 서방국가내에서 모스크바의 중앙정부보
다는 극동지역과 같은 잠재력이 큰 지역에 대해 직접적인 원조를 해야한
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동유럽권의 경제부흥을 책임지고있는 유럽부
흥개발은행(EBRD)은 이미 러시아의 태평양 연안지역을 하부구조 근
대화 를 위한 투자 최우선 지역으로 분류했다. EBRD는 블라디보스토
크 옆에 위치한 나홋카 자유경제지역의 일부인 보스토츠니에 곡물 터미널
을 건설하는데 있어 5천만달러를 지원해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옐친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신헌법이 채택되어진다면 지방정부들은 더많
은 경제적 자치권을 소유하게 될 것이다. 한편 중앙아시아 공화국들은
자신들의 광물등 수출품의 태평양쪽 출구 확보를 위해 나홋카의 철도및
항구시설 확충사업에 5천만달러를 투자해놓고 있다. 중앙정부도 블라디
보스토크에 산업공단을 마련하고 군용 비행장을 민간용으로 개조하라며 2
천만달러를 보조해주었다. 블라디보스토크는 공항을 국제공항 수준으로 격
상시키려고 노력중인데, 이 사업에는 미국의 벡텔사등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나홋카는 블라디보스토크보다 좀더 자유로운 외국
인 투자법과 효율적인 통신시설등에 힘입어 이미 1억3천만달러의 투자를
끌어들였다. 나홋카항은 항만시설 확충을 위해 미 로스앤젤레스 항만청
의 도움을 받고있으며, 내륙과의 육송 연계체제 개발을 위해 미 컨테이
너 업체인 시랜드사의 조언도 받고있다. 연해주는 정치적으로도 변신을
하고있다. 연해주 의회는 5월말 새 주지사에 광산회사 사장인 에프게
니 나즈라텐코를 선출했는데, 그는 좀더 개혁적이고 실용적인 인물로 평
가되고 있다. 이용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