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울산시 동구 전하동 현대중공업. 일주일전부터 시작된 장마로
공장내 작업장 위로는 비를 잔뜩 머금은 잿빛 구름들이 낮게 드리워져
있다.장마바람으로 노조측 주장이 담겨진 각종 플래카드와 깃발, 회사사
기가 펄럭였다. 정문 바로안쪽 관리본부 중역 사무실내 칠판에는 장마
가 지난달 23일부터 시작되었다는 푸른색 글씨의 메모가, 검은색의 다
른 메모들과 구별되어 적혀있다.이회사는 여느해에나 태풍이 불어닥칠 8
월말부터는 긴장감이 감돌았다.배를 만드는 작업장의 성격상 장마나 태풍
기간중에 발생할 소지가 한결 높은 안전사고나 대형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서였다.그러나 올해는 직원들의 마음이 이미 장마와 곧 불어닥칠 태풍이
아닌 다른 곳으로 떠나 있었다. 노조가 이날 쟁의찬반투표를 실시한
데 이어 다음주초부터 쟁의행위에 돌입할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부
분파업등 노조측의 쟁의행위가 진행중인 현대의 타계열사 분위기도 한편으
론 긴장되고 있고 한편으론 어딘지 맥이 풀려있는 상태다. 경영진들은
노조대표 설득에 지친 모습들이었고 노조대표들도 연일 계속되는 투쟁에
푸석한 얼굴들이다.중간관리자들은 노사분규해결에 큰 힘이 되지 못하는
힘의 한계때문인지 목소리에 힘이 빠져있다. 사무직직원들은 겉으로
말은 하지 않지만 술한잔 마시면, 생산직들이 자신들보다 고임금이면서도
욕심을 더 부리고 있다고 열변을 토하고 있다. 노조원들은 그들대로
회사측의 무성의와 불성실을 이유로 비난을 멈추지 않고 있다.노조의
쟁의로 인한 피해액은 날이 갈수록 급증하고 있다.현대가 국가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하면 쟁의의 장기화에 따른 후유증이 엄청날 것은
불문가지다. 그러나 협상은 노조측의 공동임투전략과 불법행위에는 굴복
할 수없다는 회사간의 파열음으로 답보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노사가 태풍과 장마와 같은 자연재해는 한마음으로 슬기롭게 극복하면서
정작 스스로 만든 인재 는 극복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기만하다.현대
분규라는 인재는 누가 만들었고 누가 풀어야하는 것인가. 이거산.영남취
재본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