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미추,국립극장서 오늘 막올려/사상최대 창작극 6가지 놀이
재현 우리 창작극 사상 가장 큰 규모로, 작품의 주제나 내용면에서
도 기념비적인 공연으로 기록될만한 극단 미추의 남사당의 하늘 (윤대
성 극본 손진책 연출)이 18일 장충동 국립중앙극장에서 막을 올린다.
대극장을 가득 채우고 있는 세트장치만 트럭 30대분량. 무대안에 작
은 산이 들어서고, 그 속에 2천여송이의 꽃이 화사하게 피어있다.
김성녀(바우덕이) 김종엽(김노인) 윤문식(곰뱅이쇠)등 극단 단원 4
0여명이 출연하며 반주(중앙국악관현악단)와 무대미술에만 각각 20여명
씩 동원됐다. 박범훈(작곡) 국수호(안무) 윤정섭(미술) 그레타 리(
의상) 전용성씨(디자인) 등 각 분야 권위자들이 총 망라된 스태프가
공연의 비중을 더해준다. 남사당의 하늘 은 미천한 신분과 유랑생활
속에서도 마지막까지 민중의 정서를 대변하며 예술혼을 불태웠던 경기도
안성 먹뱅이 남사당패가 실제 모델. 미모에 언변을 갖춘 여자로, 역사
상 유일한 남사당 꼭두쇠(우두머리)이자 줄타기의 달인(달인)이었던 바
우덕이의 일생을 축으로 그들의 애환과 장인정신을 되돌이켜 본다. 이
과정에서 남사당의 여섯가지 놀이(풍물, 버나, 살판, 어름, 덧뵈기,
덜미)가 무대위에서 고스란히 재현된다. 안성 먹뱅이패 모델로 막
이 오르면 부모로부터 버려진 어린 바우덕이가 남사당의 꼭두쇠 김노인에
게 줄타기를 배운다. 곧 장면이 바뀌고 숙성한 그녀는 같은 패거리의
배근(전일범)과 양반집 자제 봉섭(이명수) 두 사람으로부터 사랑을 받
는다. 김노인은 바우덕이의 미모가 조직에 해를 끼칠까 두려워하면서 강
제로 나이든 경화(정태화)와 짝을 짓게 한다. 이런 속에서 놀이판을
열지 못하는 남사당의 밀린 밥값을 해결하기 위해 바우덕이는 떠밀리듯
양반에게 몸을 판다. 날로 각박해지는 세상 인심과 신극과 서커스, 활
동사진에 밀려 명맥을 유지하기도 힘든 상황에서 바우덕이는 김노인으로부
터 꼭두쇠를 물려받는다. 다시 나타난 봉섭의 청으로 줄을 타는 그녀는
그만 발을 헛디뎌 땅으로 떨어진다. 짙은 남색으로 채색된 무대는
남사당의 놀이마당과 양반집 사랑채가 한 공간에서 펼쳐지는 등 장면은
계속 중첩되면서 보여지고, 조명이 관객들의 상상력을 안내하는 길잡이
역할을 한다. 1막중간 바우덕이의 꿈을 통해 펼쳐지는 환상적인 놀이판
과 길에서 죽은 남사당의 원혼을 위무하는 2막 도입부의 고사가 인상적
인 장면들. 특히 압권은 바우덕이가 줄타기에서 떨어져 죽은 다음 펼쳐
지는 마지막 10분간의 풍물놀이. 처음엔 흐느끼듯 느린 동작이었다가
점차 빨라진다. 슬픔이 단순한 슬픔을 넘어 환희로 바뀌는 순간으로 귀
가 얼얼할 정도로 절정에 오른다. 이윽고 육신은 이미 떠나간 바우덕이
의 혼이 승천한다. 풍물놀이 10분 "압권" 이번 작품은 남사당의
정신이 오늘의 연극쟁이 들과 이어지고 있음을 상징한다. 배우들은
같은 처지를 공감하며 울면서 연습했고, 시연회를 보는 연극계인사들의
눈에서도 눈물이 흘러내린다. 바우덕이의 환생처럼 여겨지는 김성녀의 자
연스러움, 김종엽의 소리와 장고솜씨, 윤문식이 타고난 해학을 서글픔의
정조로 표현하면서 공연에 완성도를 더한다. 엄격한 훈련과정 자
랑 엄격한 훈련으로 삼청예술교육단 이라는 이름을 자랑스럽게 내세우
는 미추단원들이 어지럼증을 참으며 8개월간 상모돌리기와 각종 놀이를
연습했으나 공연은 24일까지 불과 7일간.서둘러서 봐야 할 연극이다.
(743)5911. 옥대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