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스러움 빼면 뭐 남는게 있나요"/여고생부터 40대까지 호응도
높아 보람/전자음 싫어 라이브음악 가수들만 초대/ 희망사항 으로 데뷔
프로의식 가지면서 진행 더 어려워 크고 화려한 것을 지향하는
시대에 오히려 작고 수수한 모습으로 대중들에게 다가서는 여성. KBS
1TV 노영심의 작은 음악회 를 진행하는 노영심(26)을 정중헌
부국장대우 문화2부장이 만났다. 긴 생머리에 화장기 없는 동그란 얼굴
, A라인의 헐렁한 연보라색 원피스에 굽낮은 샌들 차림이 계절과 어울
려 시원해 보인다. -요즘 여자진행자들을 보면 빼어난 미모를 갖춘
미스코리아 출신 아니면 조리있는 말솜씨를 갖춘 아나운서들이 대부분인데
, 미안한 말이지만 노영심씨는 그다지 예쁜 편도 아니고 말도 어눌한데
.(웃음) 시청자들이 좋아하는 이유가 뭘까요. "저한테 자연스러움
빼면 뭐 남는게 있나요? (겸연쩍은 표정이 섞인 독특한 미소를 지으
며) 여성팬들이 많은데, 아마 여자들로 하여금 경쟁의식을 불러일으키지
않기 때문일지도 모르죠. 한마디로 너무 반듯하고 잘난 사람들이 많은
데 대한 반작용이라고 생각됩니다. 뭔가 부족한게 많고 그래서 저멀리
있는 사람같지 않고 이웃같은 편안함을 주는 거 . 그게 저의 매력이라
고들 하세요." -보통사람의 매력이라, 어느땐가 많이 듣던 표현 같
군요. 그럼 자신의 인기가 사회현상과 관련있다는 얘긴가요."시대를 잘
만난 덕도 있는 것같아요. 제 성이 노씨잖아요. 노씨가 잘 나가던
시절에 프로를 시작했으니 .(멋적게 웃으며) 이젠 이름을 노영심에서
노영삼으로 바꿀까봐요. 참 얼마전 청와대에서 어린이날 특집방송할 때
김영삼대통령을 만나뵌 적이 있는데, 그때 조영남 아저씨랑 같이 진행을
맡아서 이름에 영자 들어간 사람이 셋이 모였더랬어요. 진짜 영3
이죠." -지난해 4월에 시작한 노영심의 작은 음악회 가 이젠 1
년을 넘기며 상당히 자리를 잡았더군요. 처음엔 교무실에 불려간 학생처
럼 더듬기도 하고 낯도 붉히더니 요즘엔 친구와 얘기를 나누는 것처럼
자연스럽더군요. 작은 음악회 는 주로 어떤 연령의 시청자들이 좋아
합니까? "대학생을 주시청층으로 해서 시작했는데 의외로 30~40대
어른들의 호응도가 높고, 특히 감성이 예민한 여고생들이 무척 좋아합
니다. 조사결과를 보고 저희 제작진들도 좀 의외로 받아들였어요."
-한동안 TV 쇼나 오락프로그램이 대형화되고 또 너무 소란스러워 10
대들외엔 볼 수가 없다는 불평들이 팽배했습니다. 그런 속에서 노영심
의 작은 음악회 같은 잔잔한 분위기의 쇼프로그램이 나타나 여러 세대의
갈증을 어느정도 풀어주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신선한 바람을 몰고온
당사자로서 우리 대중문화를 어떻게 생각하나요? "대중문화란 여러
세대를 묶어주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요즘은 오히려 세대간의 분리를 부
추기는 것같아요. 작은 음악회 가 그런 틈바구니를 메워주는 역할을
어느 정도 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프로그램에는 그 유명한 서태지와
아이들 은 한번도 안나왔어요. 또 랩송이 한창 인기있다고 해서 그것
을 들려주지는 않았어요. 요즘 인기있는 가수 김건모도 우리 프로그램에
나온 적이 있는데 그건 무명시절때였어요. 우리는 라이브 음악을 들려
줄 수 있을만큼 음악적 소양이 풍부하고 자기 레퍼토리를 가진 가수들을
주로 초대합니다." -봄철 개편이후 KBS 열린 음악회 나 MB
C 음악이 있는 곳에 등 비슷한 포맷과 분위기의 프로그램들까지 생긴
것만 보아도 노영심의 작은 음악회 는 성공작으로 인정할만 하군요.
제 생각엔 그 이유가 너무 시끄럽고 화려한 것에 대한 식상이라고
보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전자음을 기피하는 최근의 문화현
상과도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좀 더 여유를 갖고 음악을 맛보려는
팬들이 늘고 있는것 같아요. 자연으로 돌아가 인간 본연의 체취를 느
껴보려는 사람들이죠." - 작은 음악회 를 보노라면 복고풍과는 다른
섬싱 뉴(Something New )를 가미시키려는 노력이 엿보이
던데요."제작진이 한마음되어 자꾸 새롭게 만들어 나가야죠. 얼마전 트
롯가수 김정수씨가 우리 프로그램에 나와서 팝송 이매진 을 불렀어요.
시각이나 접근방법을 조금만 달리해도 참 새롭더라구요. 아무도 발견하
지 못한 색다른 것을 찾아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미 있던 것들중에서
다른 면모를 보여주는 것도 참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프로그램을
재미있게 엮어가기 위해 특별히 주안점을 두는 곳이 있다면? "뭐니
뭐니해도 진행을 하는 제가 먼저 재미를 느끼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그래야 보는 사람도 재미있죠. 전 피아노로 반주를 맞추다 기분이
좋으면 하늘을 보는 버릇이 있어요. 또 음악적 해프닝도 종종 연출합니
다. 가수 주현미씨가 나왔을때 영화 영웅본색 에서 장국영이 부른 노
래를 불러달라고 했어요. 일반사람들은 잘 모르지만 그당시 학생들 사이
에서 그게 엄청나게 인기였거든요. 처음에는 사투리가 달라 못하겠다던
주현미씨가 몇번 연습하더니 그렇게 멋지게 부를수가 없었어요. 기획도
노래도 신선했어요. 또 어떤 가수가 혼자 기타반주에 맞춰 노래 부를
때 제가 피아노 반주로 불쑥 끼어들기도 합니다." -결국 작은 음
악회 는 인기 보다는 음악적 소양 을 우선으로 한다는 얘기군요.
"이젠 듣는 사람도 들리니까 듣고, 들어보니 좋더라 는 수동적인 자
세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책임의식을 갖고 음악을 골라서 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교감이 대중문화에서도 가장 중요
하다고 생각합니다." -진행을 하면서도 청중과의 그런 교감이 느껴지
나요? "그럼요. 진행을 하면서 가장 크게 얻은 점이지요. 얼마전
한 종합병원의 정신과병동에서 연주를 할 기회가 있었어요. 철창안으로
들어갈 때는 웬지 오싹한 느낌이 들었는데 피아노 반주에 맞춰 환자들과
함께 노래를 하다보니 나중엔 누가 의사고 누가 환자인지 구별이 안
갈 정도였어요." -방송생활 30년을 해온 중진도 자신의 이름을 단
프로그램 하나 갖는게 가장 큰 소망일 정도인데, 노영심씨는 20대에
벌써 그런 프로를 맡고 있으니 . 내집 마련을 너무 일찍 한 것 아
닌가요? 이름을 내건만큼 책임감도 클텐데 . "그렇게까지 거창하게
생각해본 적은 없지만 처음엔 느끼지 못했던 부담감이 시간이 흐를수록
커지네요. 그래서 한달에 한번은 대중음악, 또 한번은 클래식으로, 살
롱무대(남산의 갤러리 빙 공간)로 꾸미고 있는데 분위기나 호응도가 무
척 좋아요. 이런 개인무대 또는 살롱무대를 통해 작은 음악운동을 펼치
고 싶어요." -이렇게 직접 만나보니 말을 참 잘 하는군요. 그동안
TV를 통해 아직 아마추어라는 생각도 솔직히 들었는데 . 이젠 프로
의식을 갖고 덤벼들 때도 됐다고 봅니다."잘 꿰뚫어 보셨어요. 말을
조리있게 하고, 진행도 익숙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면서부터 진행이 더
어렵네요. 하지만 내용만큼은 알차게 꾸밀겁니다." -방송을 계속 하
다보면 처음 출연할 때와 모습이 많이 바뀌던데 . 노영심씨는 별로 외
모에서 변한건 없는것 같아요."어머, 전 많이 변했다고 생각해요. 스
스로는 내면이 많이 성숙해졌다고 느끼는데 . 그렇게 보이지 않나요?
사실 얼굴이 널리 알려진 공인으로서 섣부르게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을
바꾸는건 무책임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아직도 학생티가 나는게 매력
포인트인데, 방송과 처음 인연을 맺은건 언제인가요? "이화여대 음대
2학년에 다니던 시절, 라디오프로그램인 황인용의 영팝스 에 청취자
참여코너에 나갔던 적이 있어요. 이름이 알려지기는 제가 작사 작곡한
노래 희망사항 을 가수 변진섭씨가 부르면서부터죠. 희망사항 이
KBS 가요톱10 에서 1위를 차지한 덕에 TV에도 처음 나가봤어요
." -전에는 작곡-작사도 하고 별걸 다 기억하는 남자 란 풍자적
인 노래도 직접 불렀었죠. 희망사항 외에도 임백천의 마음에 쓰는
편지 를 작사-작곡했고, 이상우의 그녀를 만나는곳 1백m전 의 노랫
말도 썼는데 . 다시 곡을 쓸 계획은 없나요? " 작은
음악회 에 거의 매달려 있다시피 해서 아직은 여유가 없어요. 출연자들
을 만나 말투와 분위기 익히고, 노래연습하고 , 녹화하고 그러면 일주
일이 어느샌가 후딱 지나가버려요. KBS2라디오 밤의 데이트 까지
진행하고 있어 요즘은 방송인으로만 살고 있어요. 좀 여유를 가진 뒤에
다시 곡을 쓸 계획인데 그때는 어른들도 함께 부를 수 있는 폭넓은
노래를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앞으로 꼭 해보고 싶은 일이 있다면
?"클래식은 물론 재즈, 팝, 가요등이 어우러지는 연주회를 자주 갖고
싶어요. 저는 루빈스타인의 피아노곡을 자주 연주하는데 듣는 분들은
그것을 클래식이라고 생각안해요. 그만큼 클래식도 대중음악처럼 쉽게 다
가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요. 물론 작은 음악회 도 일주일
에 연주회를 한번씩 연다는 느낌으로 정성껏 준비하고 있습니다." -
결혼을 생각할 나이기도 한데, 남자친구는 있나요? "그럼요." -
바빠서 데이트할 시간도 없을텐데 ."아껴서 만나는 거죠." -그럼
결혼은 언제쯤?"아유, 그럴 사이는 아니예요. 그렇지만 결혼해서 가정
을 잘 꾸리는 것도 참 소중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기를 피부
로 느낍니까? "거리에서 저를 알아보는 사람을 보면요. 그러나 주위
의 친한 연예인들을 보면서 인기가 뜬구름같은 거구나 라고 느낄때도
종종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