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탁아소 삼부유아원/점심시간 엄마-아이 즐거운 만남/무료로 유치원
교육 겸하기도/"주부들 입사지원 많아 인력난 해소" 연간 1천 1백
만달러(한화 약 88억원)어치 등산 배낭을 만들어 수출하는 삼부 봉제
주식회사 안산 공장. 고즈넉하던 공장이 매일 낮 1시면 엄마 손을 붙
잡고 놀러나온 어린이들로 왁자지껄한 놀이터로 바뀐다. 근로자 1백8
0여명의 이 공장에 직장 탁아 시설 삼부유아원 이 문 연 것이 4년
전인 89년. 처음에 11명으로 시작한 아이들이 이제 60명이 됐다.
봉제사와 검품원, 일반 사무직으로 일하는 여성 근로자 1백60여명
중 99%가 기혼 여성. 세살에서 여섯살까지, 학교 들어가기 전 아이
를 둔 엄마 들이 하나 둘 데려다 맡긴 아이들이 이제는 웬만한 유치
원 규모가 된 것이다. 엄마와 함께 출퇴근 아이들은 아침 8시 반
까지 엄마와 함께 회사에서 내준 통근 버스로 와서 오후 6시 30분
역시 통근 버스로 함께 돌아간다. 엄마와 어린이들이 모두 기다리는 시
간은 낮 1시 엄마들의 점심 시간을 이용한 만남의 시간 . 12시에
먼저 점심을 먹고 잠깐 쉰 아이들은 1시 20분쯤 점심을 마친 엄마
와 만난다. 1시 50분까지 쉬는 시간을 이용, 놀이터에서 미끄럼을
타고 그네를 뛰기도 하며, 등나무 그늘 벤치에 앉아 엄마와 아이만의
시간을 갖기도 한다. 안산 공장이 문 연 것이 79년. 공장 식구들이
해마다 심은 소나무와, 등나무, 포플러, 덩굴장미가 만들어주는 시원
한 그늘은 그대로 자연학습장이 됐다. "인력난을 해결하려면 기혼 여
성들을 불러오지 않으면 안되겠다고 결론을 내렸지요. 88년에 1백30
명이던 미혼 여성 봉제사들이 90년에는 30명으로 줄더니 91년에는
18명으로 줄었습니다." 이 회사 김규술 상무는 "텅 빈 기숙사를 유
아원으로 사용하기로 했는데, 공장 일대가 개발제한지역으로 묶여 용도
변경하는 일이 가장 어려웠다"며 "유아원 건립을 추진하던 당시에는 영
유아보육법도 없었고, 이런 시설을 둘 수 있다는 것을 시나 도에서도
잘 모르던 시절이라, 관련 관청으로부터 몇번식 서류를 퇴짜맞을 때는
정말 그만 두고 싶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결국 건설부의 유권 해석을
얻어내 유아원을 연 뒤, 주부들이 이 회사를 다투어 찾아오게 된 것
이 가장 반갑고 힘나는 일이라고 김 상무는 말한다. 유아원 비용은
전액 무료. 다섯명의 교사가 나이별로 아이를 맡아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 교사 봉급과 교구-교재비, 식비 등 유아원에 드는 돈이 월 평균
1천2백만원. "집에서 자잘한 부업을 하다가, 아이를 봐주는 시설이
있어 이곳에서 일하게 됐다"는 주복숙씨는 다섯살 난 쌍둥이 아들을 둔
주부. 네살짜리 딸과 매일 함께 출퇴근하는 것이 더없이 믿음직하다는
김혜숙씨도 "유치원에 보내려면 비용 부담도 적잖은데 이곳에서 유치원
교육까지 겸하니 정말 좋다"고 말한다. 국민학생도 이용 삼부유아
원을 이용하는 어린이는 미취학 어린이들 뿐 만 아니다. 수업이 일찍
끝나는 국민학교 저학년 어린이 네명도 학교가 끝나면 이곳으로 온다.
유아원 교사들이 아이들 숙제도 봐주고, 무엇보다 저녁까지 비교적 긴
시간을 엄마 바로 옆에서 보내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노동부가 직장
탁아시설 설치를 적극 권하고, 영유아 보육법에서도 3백인 이상 여성
근로자 상시 고용 작업장에는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지만 현재 보사부에
등록된 직장 탁아 시설은 전국에 28곳 뿐이다. 이들 대부분이 서울
구로 공단, 구미공단 등 제조업 생산직 근로자들을 위한 시설로, 사무
직 여성들이 많이 이용하는 곳은 한국여성개발원이 있다. 박선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