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큐멘터리 극장 담담한 진행 생동감 아쉬워 KBS 1TV
가 봄개편과 함께 선보인 다큐멘터리극장 은 형식과 소재면에서 기존
KBS색채를 일신하려는 노력이 역력한 작품이다.먼저 형식면에서 이 작
품은 MBC TV 제3공화국 보다는 더 다큐멘터리적이고, SBS T
V의 그것이 알고 싶다 보다는 더 드라마적이다. 수치로 표현한다면
50대 50정도의 비율로 드라마와 다큐멘터리 형식을 섞어놓았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소재에 있어서도 1회에서 김지하의 오적 필화사
건 , 2회에서 5.16에 항거한 장군들 을 다뤄 보수적인 채널,
KBS의 이미지를 변화시키려는 몸짓이 감지된다. 1, 2회의 경우,
새로운 사실의 발굴보다는 이미 밝혀진 사실들을 TV란 매체성격에 맞게
정리하는데 주력했다. 그러나 그 의미는 소홀히 대접할 것은 아니다.
금기시되던 사건들을 소재로 했다는 자체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23일 방영된 대도 조세형과 물방울다이아
편은 앞서 방영된 두편에 비해 진전된 모습을 보여주었다. 형식면에서
다소 안정감을 찾았고, 새 사실을 발굴하려는 노력도 군데군데 나타났
기 때문이다. 대도 편은 억압적 사회에서 고급공무원 정치인 재력가
의 돈과 보석을 턴 한 도둑을 대도로 미화시킨 당시의 사회심리를 분석
, 마치 흥미로운 범죄심리학강의를 듣는 듯 했다. 대도 는 83
년 4월14일 서울구치감을 탈주한 조세형의 범죄행각 5박6일을 시간별
로 드라마기법을 빌려 소개하고, 사건관계자들의 증언을 다큐기법으로 들
려줬다. 이 프로그램에서 경찰관계자와 사건공범의 증언을 통해 당시 피
해액이 상부의 압력에 의해 축소조작되었다는 사실을 명확하게 밝혀낸 점
은 성과였다. 또 조세형에게 피해를 당한 사람들의 실명을 거론하지 않
은 점이나, 김준성 당시부총리의 전화증언을 공개함으로써 일방적으로 언
론에 그가 매도된데 대해 변론 의 기회를 주었다는 점도 성숙된 제작
태도였다는 생각이다. 사회를 맡은 작가 고원정의 담담한 진행은 프로그
램의 전체 분위기를 잘 받쳐주었다. 그러나 신인 이어서인지 다소 생
동감이 부족하다는 느낌도 들었다. 다큐멘터리극장 은 지금까지의
다큐에 비해 드라마란 형식을 보다 자주, 중요하게 이용하고 있다.
또 정치적 소재를 즐겨 다룬다는 점도 타 채널과 차별화되는 부분. 그
러나 다큐멘터리 극장 은 형식과 소재의 새로움으로 이제 막 주목을
받고 있지만 아직은 부족함이 많은 초보단계다. 이런 성격의 프로그램은
방송제작의 오랜 노하우에 의해 질이 좌우되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또
한 다큐 에서처럼 드라마와 다큐멘터리연출자들의 협업은 우리 방송풍
토에서 거의 성공한 적이 없었다. 이런 저간의 사정을 감안하면 다큐
멘터리극장 이 앞으로 개척해 나가야할 길은 결코 평탄치만은 않을 것
같다. 그러나 그만큼 기대를 더 걸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 진성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