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여인,본사기자에 사건현장-경위 밝혀/박 의원,목격자 홍 여인에게
뒤늦게 전화/"그돈은 정치자금으로 쓰겠다" 슬롯머신의 대부 정덕진
씨의 친동생 정덕일씨가 90년 10일 박철언의원에게 5억원의 수표가
든 가방을 건네준 장면을 목격했다고 검찰에서 진술한 홍성애씨(43)는
박 의원이 돈을 받은 그날 밤 자신에게 전화를 걸어 "그 돈은 정치
자금"이라고 말했다고 20일 본사 기자에게 밝혔다. 홍씨는 19일과
20일 두차례에 걸쳐 본사 기자와 만나 90년 추석 직후 정씨와 박
의원이 자신의 서울 평창동 집에서 만나 돈가방을 건네주던 광경을 상
세히 털어놓으면서 "돈을 받지 않았다는 박 의원의 주장은 사실과 전혀
다르다"고 주장했다. 홍씨에 따르면 박 의원은 정
씨로부터 돈을 받은 그날 밤 9시쯤 현장을 목격한 자신의 집으로 전화
를 걸어 "그 돈은 정치자금으로 사용할 것이다. 정치자금은 관리하는
사람이 따로 있으며 그 사람에게 주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홍씨는
"박 의원은 내가 묻지도 않았는데 그런 말을 했으며 사실 그 다음부터
박 의원이 이상하게 보여 자연스레 만나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홍씨는 특히 "정덕일씨는 그해 국세청이 형 정덕진씨가 운영하는 전국의
호텔 슬롯머신에 대한 대대적인 세무조사에 착수하자 몹시 고민해왔다"
며 "이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당시 청와대 사정비서관(특명사정반장)으로
있던 김영일 현 민자당의원을 움직어야 하는데 그럴 수 있는 사람은
박 의원밖에 없다면 박 의원을 만날 수 있도록 주선해달라고 나에게 요
청했다"고 주장했다. 홍씨는 "점심식사를 마친 박 의원과 정씨 두사람
이 밀담을 나누는 방에 과일을 들고 들어갔다가 반쯤 열린 007 가방
속에 수표다발이 가득 들어있는 것을 똑똑히 보았다"며 "얼마짜리인지는
몰랐으나,노란 고무줄에 묶인 헌 수표인 것만은 분명하게 기억하고 있
다"고 털어놓았다. 홍씨는 가방속에 든 돈이 얼마인지는 알지 못했으나
박 의원이 먼저 돌아가고 난 다음 정씨가 만족한 듯 한숨을 내쉬며
"5억원"이라고 말해 액수를 알게 됐다고 밝혔다. 홍씨는 이같은 내용
을 모두 검찰에서 진술했으며 검찰은 이에대한 증거보전절차를 마쳤다.
*"청탁받은적 없다"/김영일의원 김영일의원은 홍씨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나는 정덕진씨 탈세조사와 관련,상부 누구로부터 압력을 받거나
청탁을 받은 적도 없으며 이러한 점은 나의 성격을 아는 공직자들이 다
인정할 것"이라며 "박 의원과 친하다는 홍 여인에 대해서는 나는 들
은 적도 없고 박 의원이 홍 여인이나 정덕진씨 형제에 대해선 나에게
한번도 언급조차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