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뇌질환 사망률 40대의 3배 "50대 남자도 갱년기를 겪는다.
다만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50대 남성의 건강문제를 거론할
때 의사들이 제일 먼저 하는 말이다. 남성은 여성과 달리 폐경기라
는 것이 없지만 폐경기 여성들이 흔히 겪는 정신적 불안을 체험한다는
설명이다. 고려대 안암병원 종합건강검진센터 박승철소장은 "마음은 아직
젊은 데 비해 몸이 늙는 데서 생기는 몸과 정신의 불균형 때문"이라
고 설명했다. 우선 나타나는 증상으로 박소장은 우울증을 지적했다.
"50대가 되면 고개를 숙여 땅을 보고 다니는 사람이 많다. 이루어
놓은 일은 없는데 신체적 노화현상이 가속되기 때문이다." 그는 가정내
에서 책임감이 오히려 가중되기 때문에 이 부담을 못이겨 자살하는 사람
도 생긴다고 말했다. 경희대의대 최현림교수(가정의학과)는 상실감을
지적했다. "50대는 자녀들이 결혼으로 슬하를 떠나고, 주위에서 친하
게 지내던 사람이 하나 둘씩 죽는 시기이다. 게다가 직장을 떠나야 할
시간이 가까워져 옴에 따라 상실감이 가중된다." 신체적 건강이 얼
마나 불안하길래 이런 갱년기 증상을 빚는가. 의사들은 한마디로 50
대는 질병의 전성기 라고 표현한다. 오랜 시간 동안 잠복해 있던 건강
악화 요인들이 성인병이라는 형태로 인체를 공격하는 시기라는 설명이다.
연세대의대 윤방부교수(가정의학과)는 "성인병의 공격은 40대 때보
다 훨씬 무섭다"고 말했다. "암-뇌혈관질환으로 죽는 사람들의 비율이
40대의 3배 가까이로 월등히 높아진다. 간-심장 질환,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등의 발생도 매우 높다." 이 외에 통풍, 퇴행성
관절염, 전립선비대증 등을 50대에 새로이 나타나는 질병으로 꼽았다
. 따라서 50대는 어느 때보다 건강에 대한 각별한 관심이 필요한
시기다. "그러나, 예방의 시기를 넘겼기 때문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의사들의 지적이다. 고려대의대 홍명호교수(가정의학과)
는 의사와의 접촉도 완치보다 질병관리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고려병원 류영석내과과장은 "건강에 좀더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주치의를 두라"고 권했다. 50대는 질병이 아닌 조그만 건강 이상
도 수시로 체크해야 하며 이는 한 의사에게 집중적으로 하는 것이 효율
적이라는 것이다. 김창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