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보 없으면 동독 전역 확산 될듯/60년만의 합법 노동운동
가늠자 "베를린=김현호기자" 구동독지역의 금속 철강 노동자들이 3일
부터 파업을 시작하기로 결정함으로써 통일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독일경
제가 더욱 어려운 국면을 맞게됐다. 이들의 파업은 구 동독 5개주 가
운데 우선 금속 전자산업의 중심지인 작센과 멕클렌부르크-포어폼메른 등
2개주에서 선별적으로 시작된뒤 사용자측의 양보조치가 없을 경우 브란
덴부르크주 등 전체 동독지역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구 동독지역의 파
업사태는 사용자측이 지난 91년 노조측과 체결한 단체협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함으로써 야기됐다. 2년전 노조와 사용자측은 구 동독지역의 임금
을 연차적으로 서독지역에서 근접시킨다는 원칙하에 93년도 임금인상률을
26%로 하기로 미리 합의했었다. 이 경우 동독 지역의 임금은 서독
지역의 82%에 이르게 되며,94년에는 91% 수준,95년에는 1백%
수준에 도달시킨다는 것이 노사합의였다. 그러나 구 동독지역의 경제
부흥이 당시의 예상보다 훨씬 저조한 속도로 진행되자,사용자측은 금년도
임금인상률 26%는 도저히 지킬 수 없다며,지난 3월 파기선언을 해
버렸다. 이 약속을 지킬 경우 그렇지않아도 허약한 동독지역 기업들이
또다시 무더기 파업사태를 맞게될 것이라는 것이 사용자측의 주장이었다.
반면 노조측에서는 사용자측의 일방적 조치가 노조의 단체교섭권을 근본
적으로 위협하는 중대한 도발 로 간주,서독지역 노동자들까지 가세한
대규모 규탄대회를 여는 등 강경한 대응을 보여오다 지난 26일부터 3
일간 동독 2개주에서 실시된 파업 찬반투표에서 85% 이상의 지지율로
파업을 결정했다. 자동차 전차 조선 등 핵심산업 분야를 포함하고
있는 금속노조의 파업사태는 구 동독지역의 경제에 적잖은 타결을 줄 것
으로 우려된다. 특히 이번 파업사태는 구 동독지역에서 60년만에 처음
있는 합법적 파업(나치시대와 동독 체제에서는 파업이 법적으로 금지됐
음)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이 지역 노동운동의 전개방향을 가늠해볼 수
있는 중요한 척도가 될 것으로 여겨진다. 구 동독지역에서도 쉽게 서독
의 전통적인 협력형 노사관계가 정착될 수 있을 것인지,아니면 상당한
진통을 겪어야 할 것인지의 여부가 이번 사태의 추이에서 읽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파업사태는 또한 통일이후 독일의 국가적 과제가 되고
있는 고통분담 이 원만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인지를 시험하는 주요무
대가 되고 있다. 막대한 통일비용 마련과 경제침체 극복 등을 위해 독
일은 현재 연방정부,주정부,기업,노조 등 전국민이 동참하는 이른바
연대협약 을 마련중이다. 여기에는 1차적으로 정부의 예산절감과 세금인
상 등으로 구 동독지역에 대한 지원금을 마련하는 방안이 포함돼있고,이
에 관해서는 대체적인 골격이 이루어진 상태이다. 그러나 보다 중요하고
심한 갈등이 예상되는 분야가 임금인상 문제이다. 고통분담 차원에서
임금인상을 최대한 억제한다는 것이 정부와 기업의 방침이지만 노동자들의
호응을 얻어내기가 결코 쉽지 않다. 특히 구 동독지역의 노동자들은
통일후 몇년이 지나도록 서독에 비해 저임금 지대 로 남아 있는데 대
해 강한 거부감을 보인다. 현재 동독지역의 임금은 서독지역의 약 70
% 수준이다. 작년 이맘때 서독지역의 공공노조가 파업을 감행한데 이
어 올해에는 동독지역에서 파업사태가 시작됨으로써 통일후 독일의 파업이
연례행사처럼 되고있는 양상이다. 금년 독일의 경제성장률은 서독이 마
이너스 1.5%,동독이 5%로 예상돼 전체적으로 경제침체가 더욱 심해
질 전망이다. 어려운 경제사정에 따른 고통분담을 놓고 노사간의 갈등도
심해지는 모습이다. 이런 독일의 모습을 바라보며 영국의 한 신문은
"독일이 유럽의 병자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금까지 영국이 유럽
의 병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