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국대선때 부시와 클린턴 후보간의 치열한 선거캠페인에서는 모
성의 본질론을 두고도 한바탕 입씨름이 있었다. 사회의 안정과 발전은
결국 가정과 가족의 안정에서 비롯되는 법이라는 공자식 설법을 들고나온
것은 부시캠프였다. 이 새삼스런 설법은 레이건이후 급속히 보수화한
미국사회의 기성세대 가치관을 대변하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오히려 클린
턴보다 더 유명한 전문직업인 힐러리를 두고 빗댄 것이었다. 이 때아닌
모성논쟁이 선거결과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는 자세히 분석돼있지 않다
. 과연 일반의 예측대로 힐러리 여사의 활약이 지금 손바람을 내고
있지만 정작 흥미로운 것은 그 후의 변화다. 똑 소리나게 능력있는 여
자가 마누라감으로 더 좋다-는 식의 이른바 힐러리증후군이 미국에 번지
고 있다는 것. 이것이 과장하기 좋아하는 언론의 침소봉대인지 또는 실
제 미국사회의 변화의 한 단면인지는 확실치 않다. 다만 힐러리 쇼크가
여성천국이라 할 미국 사회에서도 그만큼 컸다는 반증일지 모른다.
사정은 다르지만 우리사회에도 최근 들어 각계에 여성진출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것도 문민정부 출현 이후의 한 변화랄 수 있겠지만,훨씬
더 핵심적인 문제들이 아직도 사회 도처에 널려있다. 옛날보단 사회진
출이 활발해졌지만 여전히 많은 여성의 잠재능력은 아직도 태반이 사장되
고 있다. 고등교육까지 받은 아까운 재능들이 고작 백화점과 음식점 순
례에만 몰두하고 있다면 그것은 엄청난 사회적 낭비다. 경제와 산업에서
활용하거나,하다못해 선진국처럼 사회봉사에라도 활용되면 그만큼 사회발
전을 앞당길 수 있을 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