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입시자료 모두 소각 확인/ 입시사정 테이프 못찾아 수사진척
늦어 88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경원대 입시부정사건을 수사중인 경찰
은 학교관계자로부터 88년 부정 이 사실이었음을 확인하는 등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관련자료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 경찰은 일단 경원학원 사랑회 측의 제보를 토대로 11일 오
전까지 압수수색을 벌여 92~93학년도의 경원대와 91~93학년도 경
원전문대 수험생의 객관식 시험 OMR답안지 및 입시원서,주관식 답안지
를 수거했다. 그러나 입시사정 결과가 보관돼있는 마그네틱테이프를 아
직 찾지 못해 답안지와의 대조작업은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경찰관계
자는 "마그네틱테이프에 수록된 입시 사정자료와 주관식 답안지,내신성적
자료를 대조하면 성적조작 등 입시부정 여부가 바로 판명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관계자는 "제보내용중에는 사회유명인사 다수가 구체적으
로 거론돼 있어 이미 수사에 대한 기대수준이 높아진 반면,자료는 매우
한정돼 있어 수사가 쉽지 않을 것같다"고 걱정했다. 수사를 맡
은 수사2과 직원들은 광운대 입시부정 수사경험이 있는 김종우 강력과장
을 비롯한 서울경찰청 강력과 형사가 전날의 7명에서 11명으로 보강된
데다,과거 치안본부시절 특수대의 명성 을 의식하는 듯 초긴장상태.
경찰은 또 전날밤 압수수색에 앞서 자료유출을 막기위해 경원대를 봉쇄하
면서도 유착 관계를 우려해 관할 성남경찰서를 제외하고,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원 50여명을 따로 급파하는 등 보안에 철저를 기했다.
경찰은 전용식 전문대 전산실장(42)으로부터 88년부터 입시부정이
있었다는 자백을 받아냄으로써 일단 중요한 진전을 이뤘다고 자평하고 있
다. 그러나 경원대측이 88년 당시 입시 관련자료를 그해 10월19일
김동석 당시 총장의 지시로 모두 소각해버린 사실이 함께 확인되자 더
이상의 진전이 어렵지 않느냐며 난감해했다. 당시 이 대학 교무과장이
던 장윤촌씨가 작성해 김 전총장의 결재를 받은 소각대장에 따르면 8
8년 전형자료는 공문서 보존기간 규정에 따라 3년간 보관한뒤 소각처리
해야 하나 학생들의 학내소요가 심각해져 전형 자료들을 안전한 장소에
보관할 수 없어 소각처리한다 고 돼있다. 경찰이 11일 새벽 경
원대에 대한 전격 압수수색을 실시해 전산실,교무과,경리과 등에서 지난
91년부터 올해까지 신입생 선발,편입학,교수채용에 관련된 모든 서류
를 가져가자 경원대 관계자들은 "경찰이 이처럼 빨리 손을 쓸줄은 몰랐
다"며 놀라는 분위기였다. 88년 입시에서 조카의 부정입학을 청탁한
것으로 밝혀진 서명원 전문교장관은 자신이 92년 1월 경원대 3대 총
장에 취임할 때 "입시관련 자료는 물론 학교정보를 전혀 인수해 주지
않아 이상한 생각이 들었었다"고 말했다. 일부 교직원들은 "경찰이
모든 자료를 거두어 갔으니 수사과정에서 구체적인 혐의가 드러나겠지만
투서의 내용을 검토해본 결과 너무나 치밀해 전혀 거짓말은 아닌것 같다
"며 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들은 91~93년 입시나 교수채용
등과 관련한 각종 비리를 고발하는 익명의 투서들이 여기저기서 나돌고
있어 "누가 적이고 누가 아군인지 구별이 어려워 말조차 삼가해야 하는
형편"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