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교육-부부화합도 인사고과/경영전략 차원 결혼일 휴가제등 채택
샐러리맨 사회가 달라졌다. 생계를 위해,출세를 향해,할말을 삼키고
이 눈치 저 눈치를 살펴야 하고 . 요즈음의 샐러리맨들은 그런 고달픈
인생을 거부한다. 아무리 고용된 몸이라지만 얽매이지 않는 삶이어야
한다. 이들이 엮어가는 풍속도는 이 시대의 자화상일 수 밖에 없다.
달라진 샐러리맨 사회의 모습을 주 1회 담아본다. "오늘
은 가정의 날 입니다. 사원 여러분들은 하던 일을 빨리 정리하시고 퇴
근해 주시기 바랍니다." 11일 오후 5시25분 서울 중구 무교동 (
주)코오롱 나일론 원단사업부 사무실. 퇴근을 채근하는 사내방송이 시작
되자,20여명의 직원들이 서류들을 챙겨놓고 자리에서 일어선다. 평소보
다 1시간 30분이나 이른 시각이다. 예전 같으면 곁눈질로 직원들의
동정부터 살피던 부장의 책상위에도 기분좋은 팻말 하나가 놓여졌다.
오늘은 가정의 날,조기퇴근 . 먼저 퇴근하려다 면박이나 당하곤 했
던 시절의 월급장이들로서는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다. 선경그룹 K과
장은 작년말 승진인사때 물 을 먹었다. 발군의 외국어실력에,근무평점
도 좋아 승진은 따논 당상으로 여겼던 그는 몹시 당황해했다. 그러나
탈락이유가 부부 불화로 이혼한 전력 이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그는
물론 주변 모두가 깜짝 놀랐다. 자녀교육-부부화합 부모효도를 체크하는
인사고과의 가정관리란 . 배점비율도 10%가 채 안돼 모두가 형식
적인 체크포인트로만 생각했던 대목이었다. 직장은 직장,가정은 가정
. 월급쟁이라면 어느 누구도 이의를 달 수 없었던 오랜 불문율이었다
. 그러나 이러한 불문율도 이젠 폐기처분을 기다리고 있다. 90년대
들어와 기업마다 가정 을 중시하는 새로운 경영전략을 세우고 있기 때
문이다. 그렇게 하지 않고서는 우수한 샐러리맨 신세대들을 끌어들이고
,부려먹을 묘안이 없다는 판단에서이다. 새로운 바람은 남편 직장과
는 담쌓고 살아온 아내들까지 직장으로 끌어내고 있다. 서울 여의도의
기아자동차 본사사무실. 매달 중순이면 함께 가는길 이란 가족보 제작
회의가 열린다. 참석자중에는 28명의 사원 아내들이 섞여있다. 산하
2개 공장과 영업소직원 아내중에서 선발된 2년 임기의 주부리포터
들이다. 편집토론도 벌인다. 가정의 날 실시, 가정문제 의 인사고가
반영,가족보 발행,결혼기념일 휴가,장기근속사원 부부해외여행,가족초청
회사소개간담회 . 각 기업체의 인사-기획담당자들이 저마다 머리를 짜
내 개발하고 있는 새롭고 참신한 메뉴 들이다. 직장을 위해 가정을
잊지 않을 수 없었던 월급쟁이들. 그들에게도 이젠 가정 없이는 직장
도 없는 시절이 막 열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