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대통령 취임식 초청을 받아 귀국했던 재미교포 추기석씨(55)는
새삼 높아진 고국의 시민의식에 놀랐다고 했다. 호텔방에 놓고 간 돈
을 며칠후 고스란히 되찾았기 때문이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여행사를 경
영하는 추씨는 지난날 24일 귀국해 서울 을지로 롯데호텔 634호 스
위트룸에 1주일간 묵었다. 지난 4일 비행기 시간을 맞추느라 허둥지둥
짐을 챙기고 호텔을 빠져나온 추씨. 2천여달러가 든 편지봉투를 호텔
객실에 그대로 두고 온것을 깨달은 때는 미국 도착후였다. 수표도 아
닌 현금이라 찾기 힘들것이라고 생각했지만 혹시나 하는 심정에서 호텔
에 국제전화를 걸었다. 호텔측의 대답은 기대 이상이었다. "우리 직원
이 찾아놨으니 아무걱정 말고 사람을 대신 보내시죠." 인상좋고 친절했
던 객실청소 아줌마 손영심씨(38)가 봉투를 주워 객실관리부에 신고를
해놨다는 것이었다. 추씨가 인편을 통해 감사의 뜻을 전하자 손씨는
"방 청소를 하다보니 어지러이 널려진 신문지 틈에 달러가 든 편지봉투
가 있어 바로 신고를 했다"며 호텔 직원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것뿐"이라며 웃기만 했다. "한달이면 3~4차례씩 손님이 두고간 물
건을 찾아준다"는 손씨는 "공무원으로 일하는 남편이 박봉이라 팔을 걷
어붙이고 직장에 뛰어들었지만 양심까지 팔며 살 수는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손씨는 사진촬영마저도 끝내 사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