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총장 "야와 합의후" 언급에 주춤/비공개 당무회의선 2명만 발언
10일은 민자당이 초미의 관심사인 의원 재산공개에 가부간 결론을
낸 날이었다. 이날 민자당은 공개 로 결론을 내리기에 앞서 한 차례
반전까지 겪었다. 이 과정엔 의지와 우려를 함께 가진 청와대 ,
반대를 속으로만 삭이고 어쩔 수 없이 따라가는 많은 의원들 , 파급효
과를 축소시키려 애를 쓰는 정부 등 재산공개를 둘러싼 여권의 여러
기류가 같이 담겨있었다. "재산공개는 여야가 합의해서 함께 하면 좋
겠다"라는 민자당 최형우 사무총장의 발언이 이날 상황의 시작이었다.
여야가 이 문제로 합의 를 이루고 같이 재산공개를 할 수 있으려면
도대체 얼마의 시간이 필요할지 알 수 없는 일. 최 총장은 "나 혼자
라도 재산을 공개하겠다"라는 등 지금까지 당내 재산공개 흐름을 주도해
온 인사다. 따라서 그의 이 발언은 뭔가 상황이 바뀌고 있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그렇지 않아도 전날(9일) 청와대 참모들 사이의
기류가 개혁속도 조절 쪽으로 돌고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온 터였다.
따라서 최 총장의 이 발언은 즉각 민자당 재산공개 유보 로 해석됐
다. 이 소식을 재빨리 전해들은 몇몇 의원들은 "신중할수록 좋은 일
아니냐"며 다행 이라는 표정이 역력했다. 당 주변에선 설마했더니
역시 라는 분위기가 확 돌았다. 아무리 개혁의 목소리는 높이고 있지
만 여당 의원들이 제 목 조르기 는 못할 것이란 예상이 적중하는 듯
했다. 이때쯤 정부내 분위기도 비슷했다. 최창윤 총무처장관이 기자실
을 찾아 "재산공개 확대는 더 많은 연구 검토가 필요하다"는 뜻을 전
하려 애를 썼다. 그의 설명은 모호하고 추상적이었으나,전날(9일) 국
무회의에서 1급 공무원까지 재산공개 확대를 검토하라 는 지시를 한
것으로 잘못 전해진 황인성총리 발언의 의미를 축소시키려는 뜻만은
명확했다. 최 장관은 더 나아가 "외국에는 이런 예가 없다"고 덧붙
였다. 재산공개가 애초에 정부가 자발적으로 하겠다고 나섰던 것인데
,그 새 정부 입장이 외국예 를 들먹일만큼 후퇴했다는 것인지 알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이날 민자당 당무회의에 앞서 열린 고위당직자
회의후 적어도 민자당내 분위기는 일변했다. 김영구총무는 기자들에게
"무슨 소리냐. 야당과 협상은 협상이고 우리는 우리대로 재산을 공개한
다"고 말했다. 그는 "공개 시기도 그리 먼 장래가 아닐 것"이라고
했다. 청와대와 교감이 있는 최 사무총장의 감이 아직 당직자들에게
전달이 안됐나? 최 총장 발언의 의미를 잘못 해석했나? 하는 의
문이 다시 일었다. 관심은 고위당직자 회의에 쏠렸다. 여기서 내려지는
결론이 해답이었다. 이날 당무회의는 당초부터 재산공개건을 논의한
다 고 예고돼 있었다. 민정-공화계의 재산 많은 의원들의 말못했던
반대 가 이 자리에서 쏟아져나올지,아니면 대통령의 서슬에 눌려 재산공
개가 조용히 결의될지 관심이 아닐 수 없었다. 비공개였지만 재산공개
와 관련된 발언자는 2명 뿐이었다. 한 사람은 "야당이 협의를 요청해
왔느냐"는 질의였다. 다른 한 사람이 "재산공개는 당연히 해야지만
부작용은 최소화해야 한다"는 정도였다. 이에 김종필대표는 "총재가 공
개한 취지를 살려 총재가 한 방법대로 공개하자"면서 "나를 포함해 당
3역은 하루빨리 하고,나머지도 열흘 안으로 하자"고 결론을 내버렸다
. 강재섭대변인은 회의후 "야당과 이 문제를 협의할 생각은 있으나
이와 관계없이 우리는 우리대로 한다"면서 "협상으로 시간을 끌 생각은
전혀 없다"고 잘랐다. 이로써 이날 아침 최 총장의 발언으로 비롯된
이상기류는 일단 오해 로 판명났다. 정부쪽의 분위기가 잘못된 것
인지,아니면 당이 감 을 못잡고 괜히 앞서나간 것인지 아직 명확지
않지만,아무튼 이제 민자당 의원들은 오는 20일까지 재산을 공개해야
한다. 대부분이 반대하면서도 실제론 아무도 반대 못하고 있다가 재산공
개는 이제 돌이킬 수 없는 현실이 돼버린 것이다. 무기명 채권,양도성
예금증서 등 재산을 숨길 수 있는 수단들이 매물부족이라고 경재지들이
보도하고 있는 가운데,사상 초유의 재산공개 는 이날도 굴러갔다.<
양상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