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감-교사-학부모-대학생이 한통속이 돼 연출한 희대의 사기입시-,
체벌에 대한 학부모의 항의를 견디다 못해 목숨을 끊은 한 여교사 아들
의 자살 . 1993년 1월30일은 대한민국 교육에 조종이 울린 날이
다. 몇십년 쌓아올린 교육자의 명예를 돈 몇푼과 바꿔버린 교감,대학
못간 제자를 짐짓 안타까워하는 표정을 지으면서 한손으론 슬며시 지폐뭉
치를 끌어당긴 젊은 교사,기개로 가득차 있어야 할 청춘에 불의의 하수
인이 돼버린 명문대학생 . 스승과 제자,선배와 후배의 연륜차이조차
초월해 돈을 주고 받으며 이들이 지었을 비굴한 웃음은 우리 교육현장의
일그러진 초상이다. 체벌 여교사와 그 아들의 죽음은 가슴을 저미는
또하나의 초상이다. 순결해야 할 학교를 암거래장으로 만들고,자식을
맡겼던 교사에게 자식 체벌을 나무란 학부모들의 변명은 하나같이 자식
사랑 이었다. "내자식은 잘 되라고 ." 모피코트로 얼굴을 감싸고
주문을 외듯 되뇌이는 그들의 자식사랑은,스무살도 안된 아이에게 몇백만
원씩 용돈을 주고 수천만원짜리 외제차를 사줘 압구정동으로 내보내는
오렌지족 부모들의 자식사랑과 어떤 차이가 있을까. 학부모는 우리
사회 모든 구성원들의 다른 이름이다. 자녀가 학교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바로 우리 옆사람이 갖게되는 이름일 뿐이다. 자식사랑 은 탐욕스런
이기심과 동전의 앞뒷면 관계다. 무슨 수를 쓰더라도 내자식만은 대학
에 보내야 하고,내 자식만큼은 절대로 꾸지람을 들어서도,들을리도 없다
는 오만과 이기심이 우리가 뽐내온 세계 유례없는 교육열의 실체였다면
참으로 서글픈 일이다. 이런 사건들을 보고 강건너 불보듯하는 교직자들
이 있다면 그건 더 슬픈 일이다. 1993년 1월30일은 사회 곳곳
에 번져있는 오만과 물불 안가리는 이기심 덩어리들이,한구석에 외롭게
웅크리고 있는 양심을 비웃으면서 교육계,아니 대한민국 사회 전체를 향
해 조종을 난타한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