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독,상임국여부 외교력에 달려/영-불선 반대 비동맹도 "의석달라
" "유엔본부=김승영기자" 클린턴 행정부의 유엔안보리 개편 발언이
잇따르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워런 크리스토퍼 신임 국무장관은
25일 일-독 양국을 안보리 상임 이사국으로 추가하는 문제에 대해 "
그 방향을 어떤 진전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신임 유엔
대사인 마들렌 올브라이트 여사도 의회인준 청문회에서 "유엔은 변화된
세계정세를 반영해야 한다"고 말해 유엔체제 개편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이같은 고위 외교책임자들의 발언은 앞으로 미국이 안보리 상임이사국
개편에서 좀 더 적극성을 보일 것을 시사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
러나 이들 발언을 곧바로 안보리 개편을 위해 미국이 발벗고 나서겠다는
의사천명으로 단정하기에는 아직 이른 감이 있다. 영-불 등 기존
상임이사국들은 물론,미 국무부 안에도 개편 반대여론이 적지않기 때문이
다. 일단 안보리 개편 논의를 시작하면,일-독 양국의 상임이사국 진출
이외에도 엄청난 현안들을 풀어가야 한다는 부담이 있는 것이다. 실제
크리스토퍼 장관도 25일 국무부직원 간담회 답변에 이어 "일-독 양
국 이외에도 여러나라들이 상임이사국 진출의사를 표시하고 있어 변화에는
복잡한 양상이 따를 것"이라고 어려움을 예상했다. 브라질-인등 진
출희망 안보리 개편 논의에 가장 큰 걸림돌은 상임이사국 진출 희망국
이 일-독 양국 이외에도 여러나라가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일-독 양
국만의 가입에 대해서는 부시 행정부 당시부터 지지표시가 있어왔다. 유
엔기능 활성화를 위한 재원충당에는 두나라의 기여가 필수적이고,2차대전
패전국이라는 이전의 제약요인 도 전후 반세기가 가까워옴에 따라 퇴
색했다는 판단이었다. 그러나 지금까지 일-독 양국 이외에 상임이사국
진출 희망을 밝힌 나라만도 브라질 인도 인도네시아 나이지리아 등 5개
국에 이른다. 이들의 주장은 "안보리 결정에 민주성과 지역대표성을 확
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강대국 중심의 일방적인 의사결정을 피하고,아
프리카 남미 등 그동안 상임이사국에서 소외된 지역국가들의 이익을 대변
하자는 논리다. 이들 비동맹국가들을 제외한 채 일-독 양국만 추가하
는 상임이사국 체제개편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안보리 개편에 필요한
헌장개정을 위해서는 기존 상임이사국들의 지지와 동시에 총회 3분의
2이상 회원국들의 지지를 얻어야 하는데,비동맹 그룹이 반대하면 총회지
지확보가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안보리를 개편하려면 일-독 양국과
함께 비동맹 국가들에 대한 문호개방이 필수적이다. 여기서 보다 본질
적인 문제가 제기된다. 상임이사국 수가 기존의 5개국에서 10개국 이
상으로 늘어나면 안보리 기능의 생명인 효율성과 신속성이 거의 총회에서
나 마찬가지로 선진-비동맹간의 의견대립이 계속되면,국제위기에 대한 기
민한 대응은 거의 기대할 수 없게 된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 바로 한주일전까지 부시 행정부에서 국무부 국제기구 국장을 지냈던
존 볼트씨는 26일 월스트리트저널 기고를 통해 클린턴 행정부의 안보
리 개편논의를 비판하면서 "개편 논의자체가 현재 유엔체제를 근본적으로
흔드는 판도라의 상자 를 여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거부권 행사가 가능한 영-불 양국은 또 다른 반대이유가 있다. 만일
독일이 상임이사국이 될 경우, EC회원국이 세 의석이나 차지하지 말고
단일의석으로 통폐합하라 는 요구가 비등할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 효율-신속성 상실우려 안보리 개편에 가장 적극성을 보여온 일본
은 이같은 장애를 피해가기 위해 거부권 없는 상임이사국 수를 5개국
정도 더 늘리자 는 제안을 비공식적으로 비쳐왔다. 이 방식 역시 영-
불 양국의 우려나 효율상실 문제 등을 근본적으로 해결하지는 못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으나,선택가능한 절충안의 하나로 평가돼 왔다. 어쨌든
많은 제약들에도 불구,틀린턴 행정부가 개편 논의에 적극성을 보일 가
능성도 적지 않다. 작년 유세기간중 클린턴 후보가 일-독을 지지한다고
밝혀온데다,기본적으로 클린턴 정부의 대외정책이 유엔 등 국제기구의
역할 신장을 통해 미국의 부담을 줄여나간다는 방향을 취하고 있기 때문
이다. 그러나 이 입장은 지난 12년간 정책결정에서 멀어져 있던 민주
당 정책팀들이 세워온 구상으로 유엔외교의 현실보다는 국제관계 학자들의
의견을 많이 수용한 정책들이었다. 따라서 이같은 입장은 외교현장에서
의 문제들과 부딪혀 일부 수정,보완될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미선
개편 앞장 안설듯 현재 유엔외교가에서는 앞으로 클린턴 행정부가 안보
리 개편을 추진한다 해도,직접 여건마련에 나서기 보다는 일본 등 개편
추진국가들이 수용가능한 여건과 개편형식을 마련하기를 기다리는 방식이
될 가능성이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특히 일-독 양국의
외교력이 본격적으로 시험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득표로비뿐
아니라 국제사회에 대한 기여증대나 주변국들의 경계감 불식 등의 과제들
이 모두 포함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