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기선제압 초반강공 예상/로비군단,사안별 화전전략 펼듯/"
적용 피하자" 중간관료 대거 사표/각국,새정부상대 교섭 못해 울상
"워싱턴=정해영기자" 워싱턴을 주물러 온 로비스트들은 반워싱턴 분위
기 를 타고 백악관에 들어온 클린턴 대통령을 한손에 장미꽃다발 을
들고 맞았다. 신임 대통령의 비위를 맞추고 첫 관계를 좋게 시작할 필
요가 있다는 게산 에서 우선은 그의 워싱턴 입성을 환영하고 있다.
그러나 줄잡아 8만명으로 추산되고 있는 워싱턴 로비스트들은 다른 한
손에는 몽둥이 를 들고 있다. 이 몽둥이를 든 손은 등뒤에 감춰져
있어 아직은 보이질 않는다. 언젠가 때가 왔다고 판단되면 이들은 일
제히 몽둥이를 꺼내 클린턴에게 덤벼들 것이다. 그만큼 현재 클린턴과
로비스트들은 겉으로는 밀월관계를 보이고 있지만 언젠가 닥칠 일전에 서
로가 대비하고 있는지 모른다. 겉으로는 밀월 유지 클린턴은 선거운
동때 전직 고관 출신들이 다수인 로비스트들이 미 무역적자를 심화시키고
국제경쟁력을 팔아먹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선 확정후 공직에서
물러난 고관들에 대해 자신이 일했던 행정부서를 상대로 5년간 로비활
동을 못하게 하고 외국정부를 위한 로비활동은 영구히 못하게 하는 강경
한 공직자 윤리규정을 발표했다. 워싱턴 로비스트들은 클린턴의 윤리규
정 강화가 국민들의 지지를 받자 공개적으로 말은 못하면서도 속으로는
"어디 두고 보자"며 반격의 기회를 노력왔다. 그 대신 많은 로비스트
들은 클린턴 행정부의 공직 제의에 "그만 둔 뒤 5년간 놀게 되면 자
녀교육을 시킬수 없다"는 등의 이유를 붙여 고사했다. 또 부시 행정부
의 별정직관리들도 새 윤리규정의 적용을 받지 않기 위해 정권이 바뀌는
20일 자로 사표를 부시에게 제출했다. 아직 장관급 등 고위직을 제
외한 중간급 별정직을 채우지 못한 클린턴 진영은 행정의 공백을 우려해
이들에게 "예외조항을 두어서 새 윤리규정의 적용대상에서 제외하겠다"
며 후임자가 들어올 때까지만 자리를 지켜달라고 요청했지만 실패했다.
사표를 받은 부시가 "그것은 새 정부가 알아서 할 일"이라며 즉각 사
표를 모두 수리해 버리고 퇴임했다. 이 때문에 지금 행정 각 부처의
국장급 이상 별정직 자리는 대부분 비어있는 업무가 중단상태에 있다.
워싱턴주재 각국 공관은 이처럼 실무급 자리가 채워져 있지않아 새 행정
부를 상대로 한 교섭을 할 수가 없다고 울상들이다. 워싱턴 로비스트
들은 흔히 "워싱턴에서 바뀐 것은 대통령뿐이다"라는 말을 즐겨 사용한
다. 그러면서 새 대통령이 워싱턴의 생리를 잘 모르고 섣불리 기존체제
를 뜯어 고치려들다간 맞물려 돌아가게 돼 있는 각종 이익집단들의 톱니
바퀴에 갈가리 찢기게 될 것이라고 은근히 엄포를 놓고 있다. 16년전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깨끗한 도덕정치를 요구하는 외침속에서 민주당정권
을 출범시킨 카터 전 대통령이 워싱턴 터줏대감들 을 멀리하고 조지
아사단 을 만들어 워싱턴을 개조하려다 실패하고 단임으로 낙향한 경우를
강조하고 있다. 카터전철 들며 엄포 로비스트들은 그러나 클린
턴을 카터처럼 만만한 상대로 보지는 않고 있다. 클린턴은 협상의 명수
이고 사람을 잘 다루는 천부적 재능을 갖고 있는데다 워싱턴 기득권층에
대항했다가 상처만 입고 물러난 카터의 실패를 훤히 꿰뚫고 있을 것으
로 보고 있다. 클린턴은 현안중심의 정치에 익숙해 그때그때 임기응변식
으로 로비스트들을 다루면서 서서히 워싱턴을 변화시키려 할 것으로 이들
은 예상하고 있다. 클린턴 측근들은 그에게 백악관에 홍보실과 의회연
락실을 합친 종합작전 상황실 을 설치해 로비스트들의 주공략 대상인
의회를 거치지 않고 TV연설 등을 통해 직접 국민에게 호소하면서 동시
에 막후에서 의원들과 로비스트들을 어르고 달래고 닦달하는 협공작전을
펴도록 건의하고 있다. 그래야만 로비스트들의 입김을 사전에 차단하고
워싱턴을 휘어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카터처럼 로비스트 전부를
강력한 적으로 설정해 대결적인 언사로 비난할 것이 아니라 일부 로비
스트 및 이익단체와는 타협을 해 우군 으로 끌어들이고 어떤 로비스트
와 이익단체에 대해서는 강공책을 사용,공개적으로 곤경에 빠뜨려 자신을
거역할 경우 비싼 대가가 따른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측근들은 건의하고 있다. 또 취임후 초반에는 가급적 강경한 신호를
보내야 나중에 타협하더라도 실질적인 소득을 올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 클린턴의 공략에 로비스트들이라고 그냥 앉아서 당하지는 않을 것이다
. 취임 1백일뒤 포문 이들은 린든 존슨을 제외하곤 전후 워싱턴을
휘어잡은 민주당 대통령이 한 사람도 없다며 클린턴과의 한판을 각오하
고 있다. 또 시거를 질겅질겅 씹으며 의원들 호주머니에 돈이나 찔러
넣던 뚱보에서 지금은 뿔테 안경에 단정한 옷차림을 한 머리좋은 박사
출신들로 로비스트가 바뀌어 쉽게 당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로비
스트들도 무조건 강공으로 나가지는 않고 사안에 따라 클린턴에게 협조할
것은 전폭적으로 밀어 주고 양보하기가 어려운 문제에 대해서는 싸우는
화전 양면전략을 구사할 것이 예상된다. 클린턴은 경기침체로 실의에
찬 국민들의 애국심 을 등에 업고 조기에 승부를 걸어야 막강한 자
금력과 정보력을 가진 로비군단 에 승산이 있다고 보고 있는데 반해
로비스트들은 밀월기간이라는 취임 1백일 이후에 포문을 열고 그때까지는
명분축적에 주력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변화를 가져오기 위해 워
싱턴에 온 클린턴이 워싱턴 중상류층에 특수문화를 형성하고 있는 로비스
트들을 잘 요리해 근본적인 개혁을 이루지 못하면 그 자신이 변화의 대
상으로 몰릴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