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과 같은 부처님의 후광 이야기가 있다. 사람이 되려다 못된 원한
으로 흉악한 마음을 품고 해코지만을 일삼는 야차가 어느날 부처님 머리
뒤의 휘황찬란한 후광을 보고 그 중 한가닥 빛살(광시)을 뽑아 갖고
서 보살행세를 하고 다녔던 것이다. 장자의 집에 가면 그 부처님의 후
광 때문에 융숭한 대접을 받고,길을 가면 중생들은 그 후광에 눈이 부
시어 땅에 엎드려 머리를 들지 못하였다. 그것을 뒤늦게 안 부처님의
염력으로 도둑맞은 빛살이 빛을 잃었고 빛잃은 후광으로 행세를 하던 야
차는 몽둥이 뜸질을 당해 육체가 지리멸렬 분해된 채 영원히 중공을 헤
매도록 숙명지어진채 울며 헤매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남의 후광에
기생하려는 인간의 악덕을 경계하는 불경이야기다. 흔히들 우리 한국
사람들은 두개의 나(자아)를 갖고 산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그 하나
는 본연대로의 실제적인 나(자아)고 다른 하나는 남이 보는 환상적인나
(자아)인 것이다. 남이 보는 나를 비대시키고 확대하고자 유명하거나
이름나거나 소문난 인물의 후광-곧 광배를 이용하는 것이 십상이요,그래
서 우리 한국사람은 경쟁적으로 이 후광효과(Halo Effect)를
노리는데 도사가 돼있는 것이다. 봉사 노끈으로 갓을 여며쓰고 구멍난
전대를 메고 문전걸식을 할망정 6대 판서가 난 명문의 후손이라는 후
광효과를 노리는데 게으르지 않았으며,시장 바닥을 누비는 각설이도 정승
판서 아들로서 팔도감사를 마다하고 돈 한푼에 팔려서 각설이로 나섰다
고 후광효과를 반드시 선행시켰다. 우리 한국의 정치인들 외국의 이름
난 정치가나 지명인과 만난다든지 만나서 사진을 찍었다든지 하는 것으로
자신의 명성을 높일 것으로 착각하는 후광신드롬(증후군)은 고질이 되
어왔다. 클린턴이 새 대통령으로 취임하는 오늘 취임식장에 한국 대표로
정식 초대된 것은 관례에 따라 주미 한국대사가 고작이다. 한데 이
축하명분으로 워싱턴에 가있는 한국 국회의원만도 여-야 할것없이 35
명에 이르고 있으며 일부 의원들은 입장권을 못구해 교포나 미 의원들과
줄을 대느라 부산하고 다행히 구한 사람도 입석으로 만족해야 하는가
하면 주빈은 얼굴만 내어밀게 마련이라는 각종 축하 연회에 참석코자 몇
백,몇천 달러씩이나 주고 표를 사야 한다는 현지 보도다. 왜들 외국에
까지 가서 그런 법석을 떠는지 모를 일이다. 정치인들의 정치의식 변혁
없이 새정치를 바란다는 것은 나무에서 고기를 구하는 것보다 더 우스꽝
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