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년 4월 강원도 동해시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타당 후보를 매수한
혐의로 기소된 서석재의원. 같은해 3월 전민련의장으로 범민족대회를 추
진해 국가보안법 위반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부영의원. 두 의원에 대한
대법원의 선고공판이 똑같이 오는 29일로 결정됐다. 서 의원 사건은
상고된지 1년,이 의원 사건은 무려 3년을 끌어온 대법원의 대표적인
장기 미제 였다. 대법원의 한 관계자는 선고기일 지정에 대해 "새
정부 출범전에 해묵은 사건들을 떨어버리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문제
는 이러한 설명에 흡족하게 동의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데 있다. 대
법원은 그동안 정치권을 의식해 고의적으로 재판을 미루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대꾸도 없이 끄덕도 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그런 대법원이
하필 이 시점을 선고기일로 잡은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도 사건의 성
격이 다른 두 의원을 한데 묶어 패키지재판 으로 . 요즘 이를 둘
러싼 그럴싸한 시나리오가 항간에 나돌고 있다. 서 의원이 김영삼 차기
대통령의 핵심 측근임을 의식한 소문이다. "법원이 서-이 두 의원
에게 유죄를 선고해 국회의원직을 박탈한다. 김 차기 대통령이 취임 직
후 대사면에서 두 사람을 사면-복권시키고 두 사람은 지역구 보궐선거에
재출마한다. 법원은 이를 위해 선고기일 선정이란 편의 를 봐주고
." 두 사람을 동일티켓 으로 묶어놓으면 민주당 등 야당에서도 정치
적 공세를 펴지 않을 것이라는 주석까지 붙어있다. 대법원은 이에대해
펄쩍 뛰고 있다. 그러나 정치권에선 얼마전부터 서 의원의 재판이
앞당겨진다 는 이야기가 나돌았다. 하급심에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을 선고받은 서 의원이나 징역 1년 자격정지 1년을 선고받은 이 의원
모두 대법원에서 유무죄가 뒤집어지기는 어렵다는 점을 간파한 정치권에
서 찾아낸 묘수라는 이야기도 있었다. 서 의원 사건은 작년 총선 때
도 말이 많았다. 3.24 총선 당시 이학봉 박재규 전 의원은 대법원
에 상고장을 접수한지 2개월만에 유죄가 확정돼 국회의원 출마자격을 상
실했다. 반면 서 의원은 별탈없이 무소속으로 출마해 금배지를 달았다.
그 후 재판은 뚜렷한 이유없이 다시 대선이후로 미루어졌다. 그럴
때마다 정치권에서 선고연기를 법원측에 부탁했다는 로비설이 나돌았다.
물론 이같은 설 과 시나리오 는 사실로 확인되지는 않고 있다. 정
황증거만이 도처에 보일 뿐이다. 새 출발하는 문민정부와 문민시대의 사
법부. 그 새로운 위상은 이러한 소문이 소문으로 끝날 때 정립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