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료에 많은권한 책임은 대통령 몫/실명제 국민공감대,시기선택만 남
아/임기내 1인소득 만5천불로 조선일보는 김영삼 대통령 당선자와 신
년인터뷰를 갖고 그가 취임후 펼쳐 나갈 국정운영의 구상 및 개혁의 내
용 등을 알아보았다. 인터뷰에는 조선일보의 인전길 이사대우 편집국장과
이영덕 부국장대우 정치 1부장이 참여했다. -새정부를 만드는 구상에
바쁘시겠습니다 . "국민들의 기대가 너무 커서 두렵기까지 합니다.
김수환추기경을 명동성당으로 방문 했을때 그분도 국민들이 압도적 지지
를 해줘 뒷말이 없게된 것이 반갑다는 말씀을 했지만,모두들 우리가 희
망이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무
거운 책임을 다시 느낍니다." -문민정부가 어떤 모습으로 출발하느냐도
관심입니다. 오는 2월 25일의 취임식은 어떻게 할 계획인지. "
이런 저런 의견이 있지만 역시 국회에서 하는 것이 뜻이 있지 않나 하
는 생각을 합니다. 내가 오랜 의회정치 생활을 해왔기도 하고,의회는
바로 민의의 전당아닙니까. 조각구상 새해 첫과제 국회에서 취임식을
하는게 뜻 깊을 것 갚습니다." -대선때 안정속의 개혁으로 신한국을
건설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새해에 가장 먼저 착수할 일은 . "중
요한 일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총리와 각료를 물색하는 조각
구상이 제일의 과제가 아니겠습니까. 인선의 구체적인 내용을 지금 말하
는 것은 이르지만 그것이 신년구상의 제일 중요한 부분이라는 점은 분명
합니다." -정치에 밝은 김영삼대통령 아래에서 총리는 아무래도 위상이
약화된다든가 역할이 축소될 것이라는 관측이 있는데요. "아닙니다.
오히려 빛이 납니다. 역할도 축소될 이유가 없습니다. 총리는 내각의
얼굴입니다. 국회의 인준을 먼저 받은 뒤 총리의 추천으로 각료를 임
명하는 만큼 총리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대통령은 어디까지나
결단을 내리는 일,중요한 정치적 결정만을 맡을 겁니다. 또 총리와
각료는 자주 바꾸지 않고 일관성있게 일을 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과
거에는 언론에서도 장관이 1년만 지나면 장수라고 했지만,가능한한 일관
성 있게 일을 하도록 할 생각입니다." 비서실장 역할 중요 -김 당
선자의 집권구상을 분신처럼 챙기고 뒷받침할 총리감이 있습니까. 한편에
서는 5-6공 인사는 배제해야 한다 고 하고,다른 편에서는 다 빼
고 나면 누가 있느냐 고 하는데 . "인사가 만사입니까. 좋은 사람
을 여러 각도로 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인재가 하늘에서 금방 떨어지
는 것도 아니고 있는 사람중에 최선의 사람을 골라야 합니다. 이미
몇 사람을 놓고 이 시점에 가장 적합한 총리감이 누구인가 그림을 그려
보고 있습니다. 물론 본인들한테 아직 통보한 적이 없고 그럴 단계
도 아닙니다. 총리다음으로 신경을 써야할 사람이 경제각료 입니다.
-총리는 경제전문가로 임명하고 정치 외교는 대통령이 전담하리라는 관측
도 있습니다. "그런문제를 포함해 모두 생각하는 것이지요. 그러나
경제를 완전히 맡긴다든가 하는 것은 아닙니다. 많은 권한을 주겠지만
최종 결정과 책임은 대통령의 몫입니다. 모든 걸 원칙에 입각해서 소
신대로 하겠습니다." - 신한국 구현을 위해 가장 역점을 둘 개혁작
업은 무엇입니까. "중요하지 않은 분야가 없습니다. 그러나 제일 중
요한 것은 부정부패 일소입니다. 인사가 전체적으로 잘못됐다는 얘기도
많습니다. 인사는 정치의 기본이자 전부라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 모
든것과 관련해 대통령 비서실장 자리가 상당히 중요합니다. 바른 말을하
고 국민의 소리와 여론을 전달하고 대통령이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
록 조언하는 가장 중요한 직책입니다." -청와대 기구축소 얘기도 나오
는데요. "아직 구상한 바 없습니다. 생각을 해보겠지만 정부와 청와
대의 관계를 원활하게 하는 방향으로 이뤄질 겁니다. 우리나라의 규모가
커지고 인구가 느는데 기구가 작아지기는 힘들고,가능한한 효율적으로
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경비도 절감해야 하고요." 깨끗한 정부 멀
지않다 -부정부패를 일소하겠다는 공약에 부정방지위원회 의 설치가 포
함돼 있습니다. 그 역할은 무엇입니까. "방법이야 어러가지 있을 수
있지요. 두달이나 남았으니 생각을 더 해봐야지요. 하지만 먼저 정부
에서 중요한 책임을 지고 있는 공무원들의 부정부패 방지에 총력을 기울
이겠습니다. 그런식으로 나아가면 멀지 않아 깨끗한 정부가 될 것입니다
." *군포함 화합인사 관료사회 신나게/친인척 문제 일으키면 감
옥 넣겠다/지역갈등 해소 전력 김대중씨와도 만날계획 -그러려면 금융
실명제가 전제 돼야하는데,이것도 실시된다는 얘기인지요. "해야지요.
실명제에 대해서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봅니다. 물론 충격을
최소화하고 재산의 해외도피 등 부작용을 없애는 기술적 문제점을 고려해
야 합니다. 경제강국인 일본과 독일이 왜 실명제를 하지 못하는지 그
이유도 압니다. 그러나 이제 국민의 공감도 있고,경제정의 차원에서라도
실시해야 한다고 봅니다. 다만 시기를 잘 택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국민들 인내심 가져야 -공직자에 대한 청렴의무의 강조 등은 정부가
할 일이고,할 수 있는 일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공직사회만이 아니라
,부패관행이 도처에 구조화 됐다는 점입니다. 5공 출범 당시는 사회정
화라는 명목으로 사실상 관에서 정화대상을 골랐는데,새정부의 개혁은 어
떤 방법으로 추진됩니까. "윗사람이 깨끗해지면 아래서 따라옵니다.
사회 각 부문에 번진 부정부패는 위험수위입니다. 저 자신 크게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그러나 접근방법은 과거와는 다릅니다. 그때야 폭력적
인 방법을 썼지만 이제는 민주정부이니 만큼 바르고 정의롭게 해도 충분
합니다. 혁명을 하는 의지로 개혁을 추구하겠지만 국민들이 인내심을 갖
고 기다려 줘야 합니다. 경제나 정치나 하루아침에 변화가 이뤄지는 것
이 아닙니다." -하위 공무원들에게까지 고위 공무원과 같은 사명감을
요구하기는 쉽지 않을텐데요. "국가를 지탱하는 축이 공무원입니다.
공무원들이 열심히 일 할 수 있도록 해야 하고,기강을 확립하는 것 또
한 절실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공무원의 봉급을 국영기업체 수준
까지 올려야 합니다. 그리고 희망을 가질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열심
히 노력하면 과장 국장으로 얼마든지 승진할 수 있다는 꿈이 있으면 분
위기가 달라지리라고 봅니다. 희망을 포기하는 데서 문제가 생겨납니다.
인사고과를 공정히 해 균등한 기회를 주면 하위직 공무원들도 희망을
가지고 일하고 사기가 오를 것입니다." -학연과 지연에 얽힌 인사관행
이 쉽게 근절되겠습니까. 영호남 갈등을 해소할 인사정책도 시급하고
호남 푸대접이 심한분야로 군이 지적됩니다만. "이제는 지역감정이란
말,영호남 갈등이라는 말 자체를 아예 안 썼으면 좋겠습니다. 나는 지
금까지 강조한 것처럼 지역감정 해소 문제를 끝내겠습니다. 앞으로 분명
히 그렇게 됩니다. 행동으로 보여주겠습니다. 모든 분야에서 인사가 공
정하게 이뤄 질 것입니다. 군이라고 예외는 될수 없습니다." -과연
문민대통령이 군을 잘 통솔할까하는 말도 나옵니다. 유능한 군인사가 청
와대에서 기술적인 문제에 관해 대통령을 보좌토록 하자는 의견도 있습니
다.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국가를 보위하는 일입니다. 그만
큼,군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동시에 우리 국민들의 성숙한 시민의식과 위대한 힘을 나는 믿습니다.
군도 국민입니다. 수십년간 정치를 하면서 국방문제에 깊은 관심을 가
져왔습니다. 대통령을 하겠다고 마음먹은 내가 군과 국방에 소홀히 했겠
습니까. 현역 장성을 보좌관으로 두는 것 등은 얼마든지 생각해 볼 수
있는문제 입니다." -흔들리고 있는 경제를 어떻게 다시 살려내느냐가
무엇보다도 시급한 과제입니다. 경제가 어려워지면 새정부에 대한 기대
도 순식간에 무너지지 않겠습니까. 근검절약 내가 앞장 "경제를 반
드시 살릴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습니다. 열심히 일하면 대가가
주어지는 정의로운 사회를 만드는게 가장 큰 원칙입니다. 대통령이 앞장
서서 근검절약하고 깨끗한 정치를 실현할 겁니다. 구체적으로는 수출을
증대시키고 제조업에 힘을 불어넣는 일에 총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그러
면 2년안에 물가를 3%선으로 안정시키고 무역적자를 흑자로 반전시킬
것입니다. 임기내 1만 5천달러 소득을 이룰 수 있습니다." -수출증
대와 관련,기업의 기술개발이나 투자의 배가도 과제입니다만,근로자들의
임금인상 요구는 어떻게 할겁니까. 문민정부가 무조건 억누를 수만도 없
지 않습니까. "대통령인 내가 허리띠를 졸라매고 나설테니 국민들이
인내해줘야 합니다. 국민들도 나라를 위해 자신이 무엇을 할 것인가 생
각해야 합니다. 고 케네디 대통령이 한 말이지만 지금 우리에게 이것처
럼 절실한 말도 없습니다. 우리 국민에게 꼭 필요한 것은 신바람나게
일할 수 있는 사회분위기 입니다. 가난은 참아도 불평등는 참지 못한다
는 얘기가 있지 않습니까. 국민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사회를 변
히시킬 것입니다. 희망을 갖게되면 국민들도 달라질 겁니다." -새정부
가 6개월이나 1년이내에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겠습니까. 이시기에
뭔가 보여주지 못하면 아무것도 안된다는 지적도 상당한듯 한데 .
"1년이 대단히 중요합니다. 앞으로 1년이 개혁의 성패를 결정할 중요
한 시기입니디. 이 기간동안은 언론도 자제하면서 새정부를 지켜봐 주었
으면 합니다. 5년이 짧다면 짧은 기간이지만 국가의 운명을 바꾸기에
충분히 긴 시간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과거 이승만박사는 제헌국회에서
대통령으로 선출된뒤 3선 개헌 등 독재를 하다가 마무리를 제대로 하
지 못했습니다. 그뒤의 대통령들도 그렇고 이제 국민에 의한 진정한
문민정부라는,새정부가 가지는 의미를 잘새겨 협조를 해주셨으면 하는 바
람입니다." 차남도 정치못나서게 -대통령이 아무리 맑고 깨끗하게 하
려 해도 대통령의 친인척 주변에는 이런저런 사람이 모이게 마련입니다.
그것이 우리 풍토입니다. 친인척 관리는 어떻게 할것입니까. "나의
친인척들이 문제를 일으키면 보통사람 이상으로 가혹하게 처리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말하겠습니다. 문제는 있으면 감옥에 넣겠습니다. 이미 동
생들과 자식들이 모인 자리에서 이런 내 뜻을 통보했습니다. 내가 정
말 역사에 남는 대통령이 되고 싶은데,가장 큰 걱정이 바로 친인척이다
. 우리나라에 이상한 사람들이 많다. 대통령 친인척이라고 하면 이용하
려고 든다. 동업하자느니,아무것도 안해도되니 내게 맡기라느니,하면서
속을 다 내줄 듯 접근해서 너희를 망치고,나를 망치고,나라를 망치게
한다. 그러니 앞으로 절대 이권이나 인사에 끼어들 생각을 하지 말아라
. 너희들이 착잡하겠지만 각오를 단단히 하라 고 당부했습니다. 가족들
도 맹세했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친인척이 문제를 일으키면 절대 용납하
지 않겠습니다. 내가 자식과 친척의 청을 받고 인사나 이권을 결정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이 철칙을 무서울 정도로 지키겠습니다." -지
금까지 김 당선자를 뒤에서 도와온 차남 현철씨에 대해서는 . "내가
대통령을 하는 동안 현철이가 정치에 나서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입니
다. 못하게 하겠습니다. 다른 할일이 있나를 강구할 것입니다. 현철이
가 지금까지 여론조사 등으로 나를 도왔던 것은 선거에 나선 아버지를
돕는 당연한 아들의 도리였습니다. 하지만 대통령으로 있는 한 정치는
안됩니다." -사회에 내재된 갈등요인들 때문에 새정권의 안정이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관측도 있습니다. "내생각은 다릅니다.
당선직후 서울대를 방문했을 때를 보세요. 나는 우리나라의 대학을 대
표하는 학교이면서 내 모교인 서울대를,전기대 입시일을 맞아 찾아보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비서실에서는 한사코 말려요. 유신
이후 대통령이 서울대를 가지 못했다는 거지요. 하지만 나는 이를 일축
했습니다. 내가 학생식당에 들어서자 그곳에 있던 수험생 부모들은 물론
,많은 재학생들이 뜨거운 박수로 나를 맞아주었습니다. 교수회관에서도
모두 기립해 박수로 맞이했어요. 마이크가 없었지만 의자위에 올라서서
인사를 하지 않을 수 없었을 정도였습니다. 이것이 바로 시대의 변화가
아닙니까." -취임전에 전당대회를 열어 당헌을 개정하거나 당 지도체
제를 개편할 것입니까. "그럴 계획은 없습니다." 전임대통령 최대
예우 -김대중씨의 은퇴로 야당에 큰 공백이 생겼습니다. 야당과 어떤
관계를 설정할 방침입니까. 또 김대중씨와 만날 계획은 . "오랫동
안 민주화투쟁을 함께 해온 김대중씨가 은퇴한 것이 무척이나 마음 아픕
니다. 잠시 다른 길을 걷기는 했지만 우리 두사람이 추구해온 기본 목
표는 같은 것이었습니다. 비록 그분이 정치를 그만뒀지만 기회있는 대로
만나고,또 협조도 구할 것입니다. 그분도 정치는 그만뒀지만 나라를
위해 여러가지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나라의 안정을 위해 도움
을 줘야하고 그렇게 하시리라 믿고 있습니다. 이미 한번 찾아가겠다고
얘기해 놓고 있습니다." -전임 대통령에 대한 예우는 . "불행했던
역사에 전환점이 이뤄져야 합니다. 이제 정통성있는 정부가 탄생했습니
다. 전임대통령들이 불행한 말로를 겪은 경험이 되풀이 돼서는 안됩니다
. 노태우대통령을 비롯한 전직 대통령들을 최대한 예우할 생각입니다.
이같은 전통이 앞으로 세워져야 합니다." -야당이 1~2년 내에 내각
제를 본격제기할 가능성이 높은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정치인들이 당리당략에 따라 권력구조를 바꾸려해서는 안됩니다. 대통령
제와 내각제는 나름대로의 장단점을 갖고 있습니다. 정치는 제도가 아니
라 제도를 운영하는 사람들에 의해 성패가 정해지는 것입니다. 이번 대
통령선거 때의 이합집산을 보십시오. 내각제가 제대로 되겠습니까 ."<
정리=김교준-김연광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