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서 산다” 초고층아파트 확산
20~30층 곳곳에…”통풍—채광 좋으나 활동성 저하”
거주만족도 높아
『공중에 떠서 사는 거죠. 시원하고 조용하고 엘리베이터 좀 기다리는것 말고는 불편한점이 없네요.』
『지난해 여름 태풍불때 집이 좀 흔들리는 것 같더군요. 바람이 세거나 날씨가 나쁘면, 좀 불안하고 우울한 기분이 들어요.』
88년 서울 상계동에 25층짜리 아파트가 처음 등장한 이후, 이제 20층을 넘는 「초고층」생활도 그리 낯선것만은 아니다. 이들 입주자가운데는 풍광좋고 쾌적해서 최고라는 사람도 있고 화재나 기타 사고, 정신적으로 불안하다는 의견도 있다. 어쨌거나 인구는 많고 땅은 좁은 도시에서 이제 「초고층—고밀도 공동주거」는 일상화되고있다.
상계동에 앞서 85년 경기도 안산에 20층짜리 예술인아파트가 선뒤 서울목동신시가, 구의동, 신대방동의 민영아파트들도 20층까지 올라갔고 방이동 올림픽선수촌 아파트 문정동 올림픽 훼밀리아파트에 24층 짜리가 들어섰다. 내년봄 입주 예정인 신도시 분당시범단지에는 30층 짜리 「국내최고(最高)」에 사람이 들어가 살게 된다.
지난해 상계동 초고층1백90가구중 1백10명의 입주자를 대상으로한 생활만족도 조사(대한주택공사)에서 꼭대기층 거주자들이 아래층, 중간층 거주자들보다 훨씬 높은 만족도를 표시, 이같은 주거형태의 전망을 밝게하고 있다.
21~25층 거주자들이 가장 만족스럽게 여기는 것은 통풍과 생활소음부문.여름에도 덥지 않고 모기, 파리등 해충도 한결 적다는 것이다.
정신적압박 받기도
자동차소리등 생활 소음도 다른층보다 훨씬 적다고 이들은 답했다. 그러나 바람소리가 센것과 고소불안감을 느끼는 사람이 적지않아 이에대한 대책이 설계때 반영되어야할 것이란 지적도 있었다. 『단독 주택에 살다 아파트로 이사했는데, 처음 일주일동안은 길가는 자동차가 성냥갑만해보이더니 금방 괜찮아지더군요. 남편이 심장이 약해 좀 걱정했는데 이젠 어디 이사를 가더라도 20층 넘는 꼭대기 아니면 안갈거예요.』 상계동 첫입주자인 이오기(李五基)씨(54·412동 2507)는 베란다에 나서면 북한산 수락산 뿐 아니라 멀리 남산 타워, 여의도 63빌딩까지 한눈에 보이는 조망이 친척들 사이에도 구경거리라고 자랑한다.
그러나 어린자녀를 둔 집에서는 놀이터 사용등 어린이들의 바깥 활동에 역시 불편한 점이 적지 않다고 말한다. 올림픽선수촌아파트에 사는 최미숙씨(35·207동2104)는 『뛰어놀기 좋아하는 9살—11살짜리 아이들이라 하루에도 몇번씩 오르락내리락 하지만, 아래층 아이들보다는 역시 불편해한다』며 『엘리베이터 사용이 익숙지 않은 아이들이나 할머니들은 하루종일 꼭대기에 갇혀있다시피한다』고전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웃 건물에 가리지 않는 이들 초고층 아파트는 채광과 전망—통풍이 뛰어나 꼭대기와 그 아래3—4개층이 「로얄층」값으로 부동산가에 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미 입주해 살고있는 초고층아파트 경험에서 드러나듯, 초고밀도—고층의 정신적인 압박감과 어린이들의 활동을 위축시키는 문제가 가장 큰 숙제다.
16층에 휴식공간을 설치했던 상계동의 경우, 소음문제 등으로 개장직후 이 공간을 폐쇄, 여지껏 방치해두고 있는형편. 쓰레기투입구 폐쇄이후 저층에서 고층쓰레기 소음을 호소하는 일은 없어졌지만, 일반 엘리베이터를 이용해서 쓰레기를 버리는데서 일어나는 악취문제등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박선이(朴善二)기자>
[출처 : 조선일보 뉴스 라이브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