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사원 연수(研修)방식 달라졌다

극기훈련 등 퇴색…게임—토론 통해 조직적응

“주장(主張) 강한 세대(世代)”인식 자율(自律)—참여 위주로

1991년 6월 18일 조간16면 기사(사회)

개인주의 성향 보편화

신세대의「기업입성」이 시작된 후 각 기업의 인사 담당자들은 커다란 고민에 빠졌다.

『배고픔을 모르고 자란 세대, 기성세대와 전혀 다른 가치관을 지닌 이들을 어떻게 훈련 시켜 어엿한 직장인,훌륭한 기업의 「무기」로 키울 것인가?』

각 기업들은 이기주의, 합리주의, 현실주의, 개인주의화 되어 있고 민주화 물결을 몸으로 겪은 이들 자율화 세대들에게 맞는 교육 방식을 개발하는데 고심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각 기업들은 최근 신입사원 연수 방법을 대폭 수정했다.

12일 오후 4시 경기도 용인의 삼성종합연수원 대강당. 입사 8일째를 맞은 1백94명의 신입사원 연수생들이 모여 힘찬 목소리로 자신들이 직접 작사—작곡한 「32기 3차 동기가」를 부른다.

『용인골 창조관에 모여선 우리/끝없는 대광야가 막아서며/가는 길 험하고 외롭더라도/일어나라 삼성인 뛰어라 동기여』 연수생 중 한 명이 기타 반주를, 다른 연수생이 지휘를 한다.

같은 날 오후 5시 소회의실 한 곳에선 20명의 연수생들이 참가한 가운데 「9인의 포지션」이란 의사결정 게임이 진행되고 있다. 「KBO로부터 코리언 시리즈 1차 전에 출전할 선발선수 명단을 알려 달라는 연락이 왔다. 담당 과장은 출장 중이며 연락이 안된다. 운영과 사원인 연수생들이 그들이 갖고 있는 단편적인 정보를 모아 2시간 내에 선발선수와 각각의 포지션을 규명해 내야한다.」

이런 숙제를 놓고 토론을 벌이는 가운데 연수생들은 조직인의 커뮤니케이션 기술을 익히고 있는 것. 전체의 60%이상을 차지하는 이같은 프로그램은「참여와 자율」에 의한 자연스런 기업교육으로 설명된다. 심지어 체력단련 시간에 이들은 훈련의 종목, 강도를 자신들이 의논해 결정, 실행할 정도였다.

연고가 없는 곳에서 자사상품을 판다든가, 심야 행진류의 극기훈련, 인사하는 법 등 예절교육 등의 전통적 방법도 완전 폐기된 것은 아니지만 내용을 완화해 이뤄지고 있거나, 주류에선 밀려났다. 신세대들은 이런 신종 사원연수를 받으며 한마디로 『재미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짧은 시간에 조직사회 적응법과 애사심을 배우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인사 담당자들은 앞으로 KBS2TV 「열전 달리는 일요일」에 등장하는 야외게임을 새 프로그램으로 도입할 것을 검토 중이라고까지 말하고 있다.

기업문화(文化)운동으로

이런 사정은 다른 기업들도 마찬가지. 현대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강의 등 주입식교육 방법을 버리고, 기업문화운동차원서 신입사원을 훈련 시키고 있다.

사내중역, 사회저명인사와의 대화 기회를 늘리고, 현장실습을 통해 스스로 일을 익히는 방법을 도입했다. (주)선경은 신세대의 성향을 감안, 집체교육보다는 국제화 시대의 감각을 익히도록 해외연수를 늘리고 컴퓨터 세대에 대한 정보처리교육 프로그램을 강화시키고 있다. 쌍용그룹도 연초 신입사원 연수에서 음주문화 놀이문화 등 20여개 주제를 놓고 팀별토론을 하게 하는 등 기업문화교육을 강화했으며 합창제 등을 기획, 즐기는 연수 프로그램이 되도록 하고 있다.

럭키금성그룹은 올해부터 「경영이념워크숍」을 마련, 임직원 등 선배와 신입사원 간의 건강한 논쟁의 장(場)을 마련하는 등 「민주화」프로그램을 확대했으며 희망자에 한해 컴퓨터—어학강좌의 문호를 열어 놓고 있다.

배돈영(裵敦永) 럭키금성 그룹회장실 인재개발위 부장은 『요즘 신입사원은 상사의 지시에 대해 합리적이지 않을 경우는 「아닙니다」라고 말할 만큼 자기 주장이 강하고 솔직하다』고 말하고 『건방지고 자존심이 강한 반면 합리적이고 맺고 끊는 것이 분명한 장점도 있으므로 그들을 끌어안을 수 있는 새 교육기법 개발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출처 : 조선일보 뉴스 라이브러리]

https://newslibrary.chosun.com/view/article_view.html?id=2166619910618m1163&set_date=19910618&page_no=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