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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7일 코로나 방역을 대폭 완화하는 ‘10개 조치’를 발표했습니다. 1~3일 단위로 반복되는 PCR(유전자증폭) 검사, 확진자 시설 격리, 주거지 봉쇄 등 그동안 원성을 사온 강도 높은 조치를 대부분 해제했어요.
전국적으로 ‘제로 코로나 정책’에 항의하는 ‘백지 시위’가 확산하자 백기를 들었습니다.
◇‘제로 코로나’ 출구도 첩첩산중
그러나 이번 조치가 본격적인 ‘위드 코로나’로 이어질지는 좀 더 봐야 할 것 같아요. 중국산 백신은 감염 예방 효과가 겨울 국제 기준(50%)을 넘길 정도로 낮은 수준인데다, 60세 이상 고령 인구의 접종률도 떨어집니다. 제대로 집단면역이 형성되지 않은 거죠.
이런 상황에서 갑자기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면 의료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지방 도시를 중심으로 사망자가 급증할 수 있습니다. 올겨울 코로나 사망자 수가 100만~200만명에 이를 수 있다는 예상도 나와요. 사망자가 속출하면 다시 거주지 봉쇄, 지역 이동 제한 등의 조치가 재개될 수도 있습니다.
중국은 그동안 화이자, 모더나 같은 외국산 백신을 거부하면서 효과 떨어지는 자국산 백신을 고집해왔죠. 그러다 보니 ‘제로 코로나’에서 벗어날 출구를 찾기도 쉽지 않습니다.
◇중국 전역서 PCR 허위 판정 속출
‘백지 시위’가 전국적으로 확산한 시점에 PCR 검사 업체의 허위 결과 보고 사건까지 터져 중국 국민의 분노를 샀어요. 선전에 본사를 둔 ‘허즈(核子)유전자과학기술’이라는 업체의 란저우 지역 자회사가 양성 확진자를 음성으로 잘못 보고한 사건입니다. 란저우시 방역 당국은 11월25일 이 사건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해당 회사를 엄정하게 처리하겠다고 했어요.
그동안 중국 내에서는 검사 결과 조작 논란이 끊이질 않습니다. 이 회사는 작년 1월에도 허베이성 싱타이시 룽야오현에서 검사 결과를 잘못 보고해 당국의 강도 높은 조사를 받은 적이 있어요. 3만여명분의 시료를 검사도 하지 않은 채 모두 음성이라고 통보했다가 뒤늦게 확진자 2명이 있는 걸 확인했다는 겁니다. 방역 당국은 이 지역 주민 31만명에 대해 다시 한번 전수 검사를 해야 했어요.
올 들어서만 베이징과 상하이, 안후이성 허페이, 허베이성 스자좡, 허난성 쉬창, 네이멍구 등지에서 10여 차례나 PCR 검사 관련 위법 사례가 나왔습니다.
11월초 광둥성 광저우시 하이주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는 15명의 확진자가 나와 격리 시설로 이송됐는데, 주민들의 요구로 재검사를 해보니 이 중 11명이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해요. 지난 5월 상하이 황푸구의 안 아파트단지에서도 13명의 확진자가 나와 재검사를 해보니 모두 음성이었다고 합니다.
◇“의도된 조작...지방 관료엔 뒷돈”
‘허즈유전자과학기술’은 코로나 19 사태가 터진 이후 중국 전역에 60여개의 자회사를 두고 방역 당국의 PCR 검사를 대행해 왔어요. 그 중 35개 자회사는 감사가 모두 ‘장산산(張珊珊)’이라는 한 인물이었다고 합니다. 장산산은 이 회사 창업주인 장허즈의 20대 딸로 현재 해외 유학 중이라고 해요.
제로 코로나 방침에 따라 사흘이 멀다 하고 PCR 검사를 하니 엄청난 수요가 생겼습니다. 지금까지 총 검사 횟수가 100억 회를 넘는다는 말도 나와요. 그 수요를 맞추기 위해 중국 전역에 급조한 회사를 차려놓고, 무자격 인원을 고용해 검사를 진행하다 보니 잘못된 판정이 속출하는 겁니다.
소셜미디어에는 “이 회사가 자회사를 차린 곳마다 확진자가 속출한다”며 검사 결과 조작 의혹을 제기하는 글도 올라왔어요. 검사 결과를 조작해 대대적인 전수 검사를 하도록 유도한다는 겁니다. 장허즈의 한 지인은 펑파이뉴스 인터뷰에서 “PCR 검사비의 33~50%가 지방 관료들에게 뒷돈으로 들어간다”고 폭로하기도 했어요.
아파트 단지에 확진자가 발생하면 그 단지는 아예 봉쇄되면서 주민들은 일상생활에 큰 고통을 겪습니다. 그런데 PCR 검사 회사는 허위 결과 검사를 바탕으로 떼돈을 버는 봉이 김선달식의 돈벌이를 해온 거죠.
◇한해 270조원 시장...평균 이익률 34%
PCR 검사 오판정 문제에 대해서는 중국 당국도 인정합니다.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11월29일 소셜미디어로 내보낸 평론에서 “PCR 검사 결과는 방역에서 가장 직접적이고 기초적이며 관건이 되는 과학적 기초”라면서 “이렇게 검사 결과 조작이 공공연히 계속된다면 방역은 더 어려워지고 PCR 검사는 공신력을 잃게 될 것”이라고 했어요.
허즈유전자과학기술은 지금까지 7억 회 이상의 PCR 검사를 했다고 스스로 밝혔습니다. 건당 11위안(약 2000원)이라고 치면 우리 돈으로 1조4000원 정도의 매출을 올렸겠죠. 중국 10대 PCR 업체의 평균 영업이익률(34%)을 적용하면 지난 3년 동안 4760억원의 돈을 번 셈입니다. 중국 전체로는 한해 PCR 검사 비용이 1조4500억위안(약 270조원)에 이른다고 해요.
이 회사가 단기간에 중국 전역으로 자회사 망을 확대할 수 있었던 뒤에 다른 배경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이 회사 창업주가 한때 중국군 고위 장성의 손자라는 의혹이 제기됐죠. 사실 여부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는데, 창업주인 장허즈가 선전 공안 출신으로 DNA 검사 부서에서 근무했다는 경력은 확인됐다고 합니다.
시진핑 주석이 최대 업적으로 꼽는 ‘제로 코로나’의 난맥상이 여실히 드러난 사건이라고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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